북랩, 43년간의 파일럿 생활 다룬 에세이 ‘나는 하늘로 출근한다’ 출간

구민주 승인 2022.11.30 23:52 의견 0

하늘과 바다를 꿈꾸던 소년이 베테랑 항공기 조종사로 은퇴하기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

북랩이 군과 민간 영역을 모두 경험한 파일럿의 생활상을 다룬 은진기의 에세이 ‘나는 하늘로 출근한다’를 펴냈다.

저자 은진기는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로만 접하고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전투 조종사, 그리고 항공기 기장의 생활상을 기록했다. 이 비행일지는 공군사관학교 입학부터 정년까지의 전 일대기를 모두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두드러지는 장점은 파란만장한 시간과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이야기를 담백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역경과 명예로운 사건을 모두 완급을 조절하며, 생생하게 기록했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과장하지 않고, 생략하지 않고 차근차근 시간의 흐름에 맞춰 진행되므로 기장을 꿈꾸는 사람에게도, 항공사의 기장을 접하지 못 한 사람에게도 이 비행일지는 충실한 안내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처음 공사에 입학한 메추리 시절은 공군 특유의 문화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사관학교에서의 전공 수업과 자세한 비행 훈련, 동기들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다뤘다. 장교로 임관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파란만장해진다. 전투 조종사가 된 저자가 한미 연합 훈련 중 미군과의 모의 교전에서 승리한 사건, 국방부 장관의 부관으로 근무한 시기의 사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교로 복무하던 시기를 다룬 글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사건은 단연 1990년도 최우수 조종사로 선정된 사건이다. 현역 군인 최초로 월간조선 특집 기사 ‘이달의 인물’에 소개될 만큼 전투기 파일럿으로서 열의와 유능함을 보여주던 그가 어떤 계기로 공군을 전역하고 항공사 이직을 결정하게 됐을까. 이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사에 입사한 후를 다룬 글에서는 각 항공기의 특색, 기장으로 근무하며 국내외에서 겪은 일을 다뤘다. 마침내 임원이 되고, 슬기롭게 기장 사이의 갈등을 조율한 경험담과 함께 화물기 추락 사고를 겪었을 때의 대처까지 모두 진솔하게 기록됐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바람직한 파일럿의 모습을 제시하고 싶다고 전했다. 파일럿을 꿈꾸는 독자라면 상세한 생활상을 통해 간접 경험을 누리고, 바람직한 파일럿을 향한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저자 은진기는 공군사관학교 26기 졸업 후, 공군에서 팬텀을 타는 전투 조종사였다. 1990년도에는 공군 최우수 조종사로 선정됐다. 전역까지 16년간 조국의 하늘을 지킨 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점보기 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임원으로 운항 기획임원, 운항 본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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