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28일(토)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현대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12명의 젊은 작곡가들이 선보이는 창작 가곡이 연주된다. 이번 연주회, <제7회 여로 창작 가곡의 밤>은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여로)의 콘서트 시리즈 중에서도 25번째를 맞는 특별한 무대로, 한국 창작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탐구하는 장이 될 예정이다.
클래시안은 이번 연주회에 참여하는 12명의 작곡가 중 민동혁(서울대학교), 석민지(한양대학교), 엄찬우(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대학원), 윤요하네스(한국예술종합학교), 정제호(가천대학교), 황선우(한국예술종합학교)를 만나 그들의 작품 세계와 예술적 비전을 들어보았다. 이들의 내면을 투영한 가곡은 음악적 깊이와 감수성을 통해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며,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창작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안녕하세요,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민동혁 : 안녕하세요.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민동혁입니다.
석민지 : 안녕하세요, 한양대학교 작곡과에 재학 중인 석민지입니다. 지금은 작곡과 오케스트라 지휘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엄찬우 : 안녕하세요, 부산대학교 학사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엄찬우라고 합니다. <여로 창작 가곡의 밤>을 통해 벌써 3번째 가곡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윤요하네스 : 안녕하세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 예술사 3학년 재학 중인 윤요하네스 입니다. 이번 여로 창작 가곡의 밤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정제호 : 안녕하세요, 저는 가천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있는 정제호입니다.
황선우 : 안녕하세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작곡과 예술전문사과정 재학 중인 황선우라고 합니다.
이번에 발표하시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민동혁: 자작시 <시월의 꽃>을 가사 및 주제로 삼은 곡입니다. 가사와 시상을 노래와 피아노로 연주되는 음악에 옮겨보았어요.
석민지 : 시인 이은규 선생님과는 한 문학 수업을 통해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이 감사하게 지속됨으로써 <기억의 체증>이 실려 있는, 이은규 선생님의 시집 <다정한 호칭>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기억의 체증을 꽤 오래 겪어왔습니다. 마냥 행복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기억은 충분한 애도로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웠고, 이 시는 그런 마음을 대변함과 동시에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는 그 어느 것보다도 제 마음을 순수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엄찬우 : 이번 작품을 위해 선정한 시는 이상의 1936년 작 입니다. 이상의 마지막 시라고도 알려진 작품이죠. 가장으로서의 능력을 상실한 이상을 대신해 기생으로 일하며 돈을 벌어오는 아내는 이상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존재지만, 동시에 그에게 심신의 위안을 주는 유일한 여인이기도 합니다. 이상은 이런 아내와의 관계를 아주 모호한 수사법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자기 아내를 ‘장난감 신부’로 빗댄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에 반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윤요하네스 : 제가 보고 느껴왔던 ‘해’라는 이미지는 언제나 하늘 위에 떠 있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존재처럼 묘사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저에게, 박두진 시인이 묘사한 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산 너머서 오는 어둠을 살라 먹고 떠오르는 해”라니! 이러한 강렬한 이미지는 제게 큰 영감을 주었고, 곧바로 이 시를 가곡으로 작업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정제호 : 안소연 작가의 ‘늦은 봄이 질 때’는 그리운 임에 대해 잊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그리움을 빗방울과 함께 떨어뜨리지만 나에게 아직 남아있는 당신의 잔향은 떠나질 않았고, 오지 않을 당신이지만 봄날의 재회를 소망하는 화자를 보았습니다. 이 곡에서는 화자의 목소리가 그리워하는 임에게까지 닿기를 소망하며 담담하게 기다리는 화자의 모습을 작품에 풀어내고자 하였습니다.
황선우 : 개인적으로 겨울이라는 계절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제가 이 계절에 느끼는 감정적 색채를 곡 안에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이해인 시인의 다시 겨울 아침에 라는 시를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고, 쓸쓸한 듯 포근한 겨울의 감정 위에 시어에 담긴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번 작업을 진행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민동혁 : 사실, 이 작품은 이전에 다른 공모전에 출품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공모전의 요구사항 중 하나가 작사(작시)였기에 제가 직접 시를 써봤는데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곡을 쓸 때보다 훨씬 더 골머리를 앓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석민지 : 여러 연주 활동을 병행하며 새 작품을 써야 했던 것이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사실 기존에 써둔 가곡도 몇 작품 있었습니다. 다만 이은규 선생님을 처음 뵈었던 몇 년 전 그때보다 더 성장한 제가 되어, 그분의 시를 바탕으로 가곡을 쓰고 또 무대에 올리고 싶었어요. 새롭게 쓰는 작품인 만큼 잘 쓰고자 하는 의지가 컸기 때문에 작업에 어려움을 느낀 부분도 있었습니다.
엄찬우 : 2020년에 작업했던 <오감도 시제 1호> 이후로 텍스트를 음악으로 ‘번역’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전통적인 인성/반주 기법을 탈피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이 등장하는데요, 특히 ‘토이 피아노’를 활용한 작곡은 정말 어려운 도전이었습니다. ‘이상’과 ‘장난감 부인’이라는 대조를 위해 떠올린 이 아이디어를 음악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이 악기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윤요하네스 :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공부해 오던 가곡은 독일이나 프랑스, 미국 등의 서양음악 어법을 따르던 음악이었습니다. 그러한 음악에 동양, 그중에서 한국의 언어를 담아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가곡을 작업하는 데에 있어서 평생 가지고 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제호 : 아무래도 시를 가지고 작업하는 과정이다 보니 곡 안에 시를 풀어내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거의 몇 주간 시를 분석하고 가사에 걸맞은 멜로디를 찾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황선우 : 이번 작품은 사실 여로 창작 가곡의 밤 작곡가 선정 이후에 새로 쓰인 곡이라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대학원 기말시험 일정을 비롯한 맡겨진 여러 가지 편곡 작업 및 연극 음악 작업 등 연말에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해나가는 점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게 끝냈습니다.
이번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작곡가님의 음악을 감상할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듣기를 원하시나요?
민동혁 : 들리는 대로 듣고, 생각나는 대로 생각하며, 느껴지는 대로 느끼면 될 것 같습니다. 무엇을 듣고 감상할지는 전적으로 청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이 작품을 탐미하는 순간이 있다면, 저로서는 더없이 큰 보람일 것 같습니다.
석민지 : 주요 소재의 구조적 변용에만 초점을 두었던 기존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음역과 화성에 의한 색채 변화 등을 통해 시의 분위기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원작 시가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고 편하게 감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엄찬우 : 기본적으로 제가 작곡한 곡들은 대부분 아주 직관적입니다.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무언가를 자극하기보다는 관객의 머리에 아주 구체적인 무언가가 나타나기를 원하는 편이죠. 물론 그 무언가가 작곡가의 생각과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선 ‘토이 피아노’라는, 이 생소한 악기를 통한 시청각적 자극을 텍스트의 내용, 통념적인 가곡의 스타일과 대조해 본다면 더욱 작품을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윤요하네스 : 저는 이번 곡을 통해서 ‘어둠을 살라 먹으며 떠오르는 해’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음역에서부터 서서히 떠오르는 해가, 마지막에 어떻게 찬란히 빛나는지를 느끼시면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제호 : 시를 먼저 읽고 본인이 느끼는 그대로 피아노와 성악 선율을 따라가며 곡을 감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황선우 : 갈수록 살기 힘들고 어두워지는 세상 속에서 잠시나마 어떤 위로나 희망의 메시지가 시어를 통해 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작곡가님의 창작 욕구를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
민동혁 : 안타깝게도 창작 '욕구'보다는 창작 '요구'를 주로 얻게 되는 요즘입니다
석민지 : 문득 떠오르는 소리 그 자체가 창작의 동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주로 제가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했던, 혹은 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지곤 해요. 음악을 전공하게 된 계기 자체가 오케스트라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다양한 악기의 음색과 그 조합에서 아이디어와 창작 욕구를 많이 얻는 것 같습니다.
엄찬우 : 전 현재는 비 음악적인 외부 자극을 음악적 아이디어로 치환하는 것을 즐깁니다. 클래식 공연장에서보다는 박물관, 소설, 만화책에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죠. ‘와, 이 소재는 음악으로 만들면 정말 멋있겠는데?’라는 유아틱한 욕구에서 출발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윤요하네스 : 저는 주로 사람에게서 창작 욕구를 많이 얻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은 바리톤 임하린에게 영향을 받아 쓰게 됐는데, 작년부터 서로의 음악을 공유해왔던 것이 이 작품을 쓸 수 있게 해준 큰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같이 무대를 꾸미게 되었으니, 저희 둘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제호 : 주로 즉흥으로 피아노 연주를 하거나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음악적 아이디어를 많이 얻지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제 작품의 결과물입니다. 결과물을 보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다음에는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황선우 : 평소에 창작 욕구가 들기보다도 책상에 앉아 펜을 들고 무언가 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어떤 열정이나 동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근데 책상에 앉아 펜을 들기까지가 가장 힘든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작곡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민동혁 : 명쾌한 답을 내놓기가 쉽지 않네요. 더 깊이 공부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표현이라면, '고등하지만, 비생산적인 지적 행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석민지 : 예술의 목적은 표현을 통한 소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작품을 매개로 타인과 감정을 나누고 대화할 수 있다면 그건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일 테니까요.
엄찬우 : 이전에는 예술은 일종의 ‘아카이빙’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 생각에서 크게 바뀐 것은 거의 없습니다. 조금 첨언 하자면, 특정 대상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과 가치관이 대상을 왜곡/변형하기도 하겠죠. 이 과정을 통해 제가 바라본 세상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존되는 것, 이것이 예술이 갖는 의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윤요하네스 : 저에게 있어서 예술이란, ‘다층적인 감상을 제공할 수 있는 경험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자 자신의 의도가 존재해도, 사람들에게는 창작자의 의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생각의 지점들을 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번의 제 작품이 듣는 이에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음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정제호 : 예술이란 창작자만의 대화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자기 생각과 하고 싶은 말을 작품에 귀담아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는 조그만 창구 같거든요.
황선우 : 너무 많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오랜 시간 동안 훈련되고 연마된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이 느끼는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개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저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물질적인 것이든 추상적인 것이든, 혹은 어떤 현상이든 그 자체로 나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은 그 아름다움을 예술가가 포착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음악이나 미술처럼 각자의 도구를 통해 표현하고, 그 결과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작곡가로서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쓰시고 싶으신가요?
민동혁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때그때 제 상황과 위치에 따라 필요한 작품을 만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석민지 : 청자의 공감을 일정 부분 이상 끌어낼 수 있으면서도 상투적이지 않은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그 합의점을 찾기란 정말 쉽지 않지만, 창작자와 감상자 사이에 하나의 연결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작곡가가 되고자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엄찬우 : 음악을 하면 할수록 아이디어와 소재는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아직 실현되지 못한 아이디어가 많지만, 현재 가장 관심을 두는 장르는 역시 극음악입니다. 음악과 음악 외적인 시청각적 아이디어를 결합하는 종합예술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윤요하네스 : 기존의 이론들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다양한 사조와 기법들이 등장하고 쓰인 지금 시대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원리부터 새롭게 변형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역사를 거쳐온 이론들을 더더욱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제호 : 가곡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쓰면서 청중들과 소통하고 싶고, 언젠가 저를 소개했을 때 청중들에게도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많이 쓰고 싶어요.
황선우 :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긴 한데,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은 확실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작품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큽니다. 다소 모호한 이야기긴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어떤 아우라와, 정체성을 갖고 있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그런 작품을 써보고 싶습니다.
현재로서 앞으로의 음악가로서 또는 인간으로서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또는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민동혁 : 필요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악적 기술을 연마하는 등 꾸준한 연습과 공부가 필요하겠네요. 기나긴 고뇌의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석민지 : 현재 공부하고 있는 작곡과 지휘 모두 놓치고 싶지도, 허투루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두 분야 모두에서 꾸준히 노력하여 실력을 키움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또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엄찬우 : 개인적으로 제일 듣기 좋아하는 칭찬은 ‘이번 작품은 정말 너 같았다’입니다.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가치관을 관객들이 공감해 주고, 함께 바라보았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다만 넘치는 아이디어에 비해, 아직은 저의 기술적 면모에서 많은 부족함을 느낍니다. 더 오랜 기간 음악적 성장을 위해 정진하고, 최종적으로는 아무런 걱정 없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윤요하네스 : 저는 우리의 언어, 그리고 우리의 음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것 같습니다. 서양음악을 계속 공부해 온 저에게 있어서 이러한 고민은 제가 한국 음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제호 : 잔향처럼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은 작곡가가 되고 싶기에 꾸준히 노력하며 도전할 것이고, 인간으로서도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황선우 : 사실 이런 질문을 답변하기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솔직히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은 너무 먼 얘기 같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그냥 하루하루를 작곡가답게, 예술가답게 살아가는 그런 삶을 사는 게 최선의 목표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냥 지금 내가 쓰고 있는 현재 이 작품 하나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빛나는 단 하루를 만드는 것이 음악가로서 인간으로서 제 삶의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주회에 오시는 관객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민동혁 : 본 연주회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석민지 : 추운 날씨에 귀한 시간 내어 연주회장을 찾아주신 모든 관객분께 감사드립니다. 음악이 서로 소통하고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연말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엄찬우 : 밤늦은 시간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오실 때 따뜻하게 껴입으시고, 저녁 식사도 충분히 즐기신 뒤에 편안한 심신으로 방문해 주세요. 제 음악이 기분 좋은 연말에 새로운 자극이 되길 바라며, 다가오는 새해에도 언제나 행복이 가득하실 거라 믿습니다.
윤요하네스 : 이번 연주회를 통해 한국 가곡의 매력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제호 : 바쁜 일상 중 잠시 쉼을 얻듯 편안하게 감상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곡과 함께 따뜻한 연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황선우 : 귀한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즐거운 감상 되시길 바랍니다.
한편 작곡가 민동혁(서울대학교), 석민지(한양대학교), 엄찬우(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대학원), 윤요하네스(한국예술종합학교), 정제호(가천대학교), 황선우(한국예술종합학교)가 참여하는 <제7회 여로 창작 가곡의 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클래시안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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