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곡가 정홍주가 전하는 김소월…제4회 여로 창작 합창제

오는 8월 11일(월) 오후 7시 30분, 서초문화예술회관 아트홀에서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여로)가 주최하는 <제4회 여로 창작 합창제: 김소월을 말하다>가 열린다. 이번 무대는 여로 콘서트 시리즈의 25번째 공연으로, 12명의 젊은 작곡가들이 김소월의 시를 바탕으로 한 창작 합창곡을 선보인다. 전통과 현대,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이 자리에서 시와 선율의 새로운 조우가 펼쳐질 예정이다.

클래시안은 이번 합창제에서 김소월의 시 「바다」를 바탕으로 신작을 발표하는 작곡가 정홍주를 만나, 그녀의 음악 세계와 예술관을 들어봤다.

― 안녕하세요, 작곡가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홍주: 안녕하세요, 만하임에서 작곡과 뉴미디어를 공부하고 있는 작곡가 정홍주입니다.

― 이번 음악회에서 선보이시는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홍주: 제가 이번에 선택한 시는 김소월의 「바다」입니다. 각 연마다 화자가 떠올리는 바다의 이미지가 다르지만, 반복되는 ‘바다는 어디’라는 구절을 통해 이상적인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처럼 느껴졌습니다. 늘 바다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온 저에게 이 시는 깊이 다가왔고, 그 다채로운 바다의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 해당 시를 처음 마주하셨을 때 어떤 부분이 가장 강하게 다가왔나요?
정홍주: ‘바다는 어디’라는 반복되는 질문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한 말이지만, 그 안에는 갈망과 그리움, 정체되지 않은 감정들이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이 질문은 타인에게 던지는 것일 수도, 자기 자신에게 하는 독백일 수도 있고요. 때론 애타게, 때론 새로운 세계를 향한 갈망으로도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문장 속에 담긴 다양한 감정을 상상하며, 이 시를 여러 번 읽곤 했습니다.

― 이번 작품에서 특히 음악적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지점은 어디인가요?
정홍주: ‘바다는 어디’가 반복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제일 먼저 이 구절이 어떻게 느껴졌으면 좋을지 상상하며 음들을 구성하였고, 각 연이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에 그 바다가 어디인지 묻는다는 점에서 ‘바다는 어디’는 같은 색채로 표현하며 강조하였습니다.

― 김소월 시의 정서를 ‘합창’이라는 장르로 표현하는 데 가장 고민했던 부분 혹은 어려우셨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정홍주: 사실, 이번 곡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바다는 어디’라는 구절에 강하게 이끌려 그 부분의 구성은 비교적 빠르게 떠올랐지만, 각 연마다 담긴 시어의 무게와 그 안에 담긴 정서를 어떻게 합창으로 풀어낼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여러 번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화자가 상상하는 바다들을 음악 속에 자연스럽게 녹이려 노력했습니다.

―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이 ‘이 부분만은 놓치지 않고 들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정홍주: 각 연마다 그려지는 바다가 다르듯, 연마다 변하는 분위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 이번 합창제처럼 ‘문학과 음악’,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무대가 작곡가님께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정홍주: 문학과 음악, 전통과 현대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김소월의 문학을 합창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의 전통적인 언어와 정서를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저의 음악적 언어로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며 색채를 입혀가는 과정이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곡을 작업하며 그 의미가 너무 깊어 길을 잃을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결국 저는 저만의 바다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공연을 통해 청중에게 어떤 정서나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바라시나요?
정홍주: 이 곡은 결국, ‘나에게 바다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청중 여러분도 각자의 ‘바다’를 떠올려 보시면서,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을 느끼신다면 저에게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