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재오)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와 공동 주최로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컨템포러리 무용 작품 ‘민주주의에 말을 걸다’를 재공연한다. 이번 무대는 지난 9월 양 기관이 체결한 업무협약(MOU) 이후 첫 공동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작품은 올해 6월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 공연으로 초연됐으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국가폭력의 아픔과 민주주의의 쟁점,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동시대적 코드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불과 넉 달 만에 재공연이 확정되며 관객들과 다시 만나게 됐다.
공연은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장소특정형 이머시브 퍼포먼스다. 관객은 그룹별로 안내를 받으며 건물 내부를 이동하고, 그 과정 자체가 서사의 일부가 된다. 원광대학교 명예교수이자 국립현대무용단 초대 이사장인 김화숙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고, 중앙대학교 최상철 교수가 안무를 담당했다. 최상철 현대무용단 무용수 20여 명과 중앙대 이주희 교수가 함께 출연해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재를 역동적인 몸짓으로 풀어낸다.
작품은 ‘응시하다’를 시작으로 ‘강요된 기억’, ‘도륙된 몸과 몸’, ‘사각의 틈’, ‘민주주의에 말을 걸다’, ‘가든 오브 스트레인지 플라워’, ‘어느 날개의 기억’, ‘에필로그 Moon/문’ 등 여덟 장으로 구성된다.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관객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감상할 수 있는 방식이 특징이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초연 당시의 호응을 반영해 구성과 동선을 재정비했으며, 보수 공사로 중단된 외벽 미디어 파사드는 제외하고 내부에 새로운 장면을 추가해 서사성을 강화했다.
사업회 이재오 이사장은 “민주화를 국민의 일상 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힘은 문화예술”이라며 “민주화운동기념관을 거점으로 국민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깊이 새기고 창작자에게는 역사적 소재를 제공하는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정병국 위원장 역시 “대한민국과 K-컬처의 근본에는 민주화가 있다”며 “민주화의 상징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예술이 삶 속 민주주의의 가치를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주주의에 말을 걸다’는 14세 이상 관람가로, 매회 선착순 100명에 한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누리집(www.kdemo.or.kr) ‘교육행사’에서 가능하다.
한편, 이번 재공연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국가폭력의 기억을 예술로 풀어내며, 민주화운동기념관이 가진 역사적 상징성을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