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대표이사 최정숙, 이하 국립심포니)가 9월 28일 스웨덴을 시작으로 30일 헝가리, 10월 2일 오스트리아에 이르는 유럽 3개국 투어를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 속에 성료했다.
이번 투어는 올해 초 국립심포니(구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명칭 변경 후 첫 유럽 진출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팝, 드라마, 클래식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관현악의 위상을 높이며 서양의 악기로 한국의 멋과 정서를 전하는 데 초점을 뒀다.
공연의 포문은 국립심포니 첫 상주작곡가인 김택수의 ‘더부산조’가 열었다. 가야금이 투영된 바이올린 현의 울림, 태평소와 나발을 표현한 금관, 북 장단을 입은 더블베이스까지 오케스트라가 뿜어낸 한국적 사운드가 4000여 명의 유럽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어 한글의 말맛을 느낄 수 있는 한국 가곡이 연달아 연주됐다. 송길자 작사, 임긍수 작곡의 ‘강 건너 봄이 오듯’, 이수인 작사, 작곡의 ‘내 마음의 강물’, 정치근의 시, 이안삼 작곡의 ‘그리운 친구여’가 소프라노 임선혜, 테너 김재형, 베이스 박종민을 통해 노래됐다.
뒤이은 오페라 아리아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성악가들이 빛을 발했다. 임선혜는 맑은 소리와 곡 분위기를 띄우는 매너로 관객들을 단숨에 곡에 몰입하도록 했으며, 김재형은 파워풀한 고음으로 3개국의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박종민은 6년간 비엔나 국립오페라단 독창가수로 활동한 만큼 우아하고 깊이 있는 소리와 탁월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공연의 대미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이 장식했다. 국립심포니 6대 예술감독이었던 정치용의 진두지휘 아래 국립심포니는 최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고조되는 총주 속 포효하는 금관, 현란하면서도 섬세한 현의 움직임은 관객들의 기립박수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일제히 ‘더부산조’와 한국 가곡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스웨덴에서 한국을 오가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마리아는 “더부산조의 이색 사운드가 흥미롭게 다가와 한국이란 나라를 조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한글을 가곡을 통해 접하니 감회가 새롭고 아름다운 선율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현지 교민인 형민우는 “김택수의 더부산조로 시작해 3곡의 한국 가곡이 타지에서 생활에는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또한 주변 현지인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워 한국인으로의 긍지를 한껏 느끼게 해준 연주에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의 연방하원의원인 마리아 그로스바우어는 “차이콥스키 교향곡에서 보여준 현의 비브라토, 관악기 등 국립심포니만의 해석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최정숙 대표이사는 “매년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스톡홀름 콘서트하우스, 112년의 유서 깊은 부다페스트 에르켈 극장,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음향을 자랑하는 빈 무지크페라인잘에 대한민국 대표로 무대에 올라 유럽 관객과 만나니 감개가 무량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된다는 것을 목도한 자리이자 인종과 언어를 뛰어 넘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음악의 힘을 발견한 시간으로 앞으로도 전 세계인과 소통하는 장을 꾸준히 만들어 한국의 문화교류 및 국립심포니의 국제적인 인지도 강화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원 및 대사관 초청으로 성사됐다.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비롯해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한국문화원 개원 및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과 국경일을 기념했다.
클래시안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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