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첼로의 거장 피터 비스펠베이, 5년만의 내한 리사이틀 개최
첼로로 연주되는 슈베르트의 듀오 레퍼토리
엄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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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1 13:18 | 최종 수정 2019.05.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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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닉과 음악적 정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주실력'의 세계적인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Pieter Wispelwey)가 5년 만의 내한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2012년 바흐 무반주 첼로 전곡연주회, 2014년에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연주회를 통해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과 호평을 이끌어냈던 피터 비스펠베이는 이번에는 슈베르트로만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005년에는 브람스의 작품으로만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던 피터 비스펠베이는 한 작곡가의 작품으로만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주로 소개해왔다.
전곡 연주에 대해서 “작곡가의 언어에 익숙해지게 된다” 라고 설명한 바 있는 피터 비스펠베이가 이번에도 한 작곡가의 작품으로만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 역시 작곡가와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그의 음악적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력을 바탕으로 첼로의 음을 가장 잘 발휘해내는 연주가로 평가받는 비스펠베이는 4년전 방대한 레코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브람스의 소나타 7개, 슈베르트 작품 9개를 첼로로 편곡하여 녹음하는 듀오 레퍼토리 전곡 녹음 프로젝트로 모두 6개의 CD 시리즈로 제작된다. 2015년 첫 앨범이 발매 후 올해 봄까지 모두 5개의 앨범이 발매되었다.
슈베르트와 브람스의 작품들 중 첼로와 피아노를 위해 작곡된 작품 외에도 풀룻, 바이올린, 클라리넷 등 주로 첼로가 아닌 다른 악기들을 위한 듀오 작품들을 비스펠베이 자신이 직접 첼로로 편곡, 연주하였다. 비스펠베이는 2010년에도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슈베르트 판타지를 첼로로 편곡, 녹음한 음반으로 프랑스 쇼크(CHOC)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비스펠베이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첼로 선율과 슈베르트의 서정적인 작품들은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스펠베이가 슈베르트 음악에 특히 애정을 쏟는 이유는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이기도 하지만, 주요한 가곡(리트Lied)들을 작곡한 슈베르트의 작품들을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았다는 첼로를 통하여 위대한 작품들에 대한 새롭고도 신선한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 비스펠베이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비롯하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D.574,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D.934,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시든 꽃’ 주제에 의한 서주와 변주곡 D.802를 첼로로 직접 편곡하여 연주한다.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제외하고는 첼로로 거의 연주되지 않는 곡들로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 비스펠베이를 통해 새롭게 재해석되어, 관객들에게 슈베르트 작품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매 내한 때마다 호평을 받아온 비스펠베이의 무대이기에 오는 9월 24(화)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가을의 첼로’에 걸맞는 레퍼토리와 감성을 울리는 첼로 연주 역시 놓칠 수 없는 무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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