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주최한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FF)가 30일 ‘2025 지속가능성 임팩트 리포트’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표준 기반의 탄소배출량 측정과 시민 참여형 감축 프로그램, 민간 협력 기반 상쇄 시스템을 실제 운영에 도입한 결과를 담았다. 국내 영화제로는 처음으로 과학적 산정과 실질적 탄소중립 운영 모델을 동시에 구현한 성과로, 문화예술 분야의 탄소감축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해 영화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가운데 오프라인 참가자 6만2770명, 온라인 참가자 139만9241명을 기록했다. 전체 탄소배출량은 전년 대비 5.1배 증가한 208.5톤이었지만, 오프라인 참가자 1인당 평균 배출량은 3.1kgCO₂에 그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해외 게스트 9명의 항공 이동을 제외하면 국내 참가자 기준 1인당 배출량은 2.5kgCO₂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온라인까지 포함한 전체 참여자 기준으로는 0.14kgCO₂에 머물러, 하이브리드 운영 방식의 효율성을 입증했다.

탄소배출의 93.6%를 차지한 교통 부문은 시민참여형 탄소발자국 계산 프로그램 ‘그린풋(GreenFoot)’을 통해 집중 관리됐다. 총 265명의 참가자가 307건의 이동 데이터를 입력했으며, 이 가운데 73%가 대중교통·전기차·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했다. 대중교통 이용률은 67.4%로 일반 시민 평균의 두 배를 넘었지만, 자가용은 여전히 전체 교통 배출량의 68.2%를 차지해 개인 교통수단의 영향력이 확인됐다.

식음료 부문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제공 건수를 전년 904건에서 261건으로 대폭 줄이고 식물성 메뉴 중심으로 전환해 배출량을 5.5톤에서 2.2톤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환경재단은 국제 표준인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을 기반으로 운영 전반의 배출량을 산정하고, 부문별 감축 전략을 마련했다. 또한 이브자리로부터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기부받아 영화제에서 발생한 208.5t 전량을 상쇄할 계획이다.

나아가 2030년까지 서울국제환경영화제를 완전한 넷제로(Net-Zero) 운영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전략 로드맵도 제시했다. 주요 목표로는 △그린풋 참여율 30% 확대 △상영 도시 다변화로 장거리 이동 최소화 △온라인 참여율 60% 확대 △재생에너지 100% 전환 △100% 식물성 식단 운영 등을 설정했다. 이를 통해 교통 부문 비중을 20% 이하로 줄이고 에너지와 식음료 부문에서는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서울국제환경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는 “이번 영화제는 문화와 환경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역사적 사례”라며 “2030년 넷제로 달성과 함께 전 세계 환경영화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재단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영화제의 지속가능성 모델을 다른 문화행사와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산하고, 국제 표준 개발에도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