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시립합창단 지휘자를 채용하면서 동일 분야의 민간 예술단 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한 지방자치단체의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기준이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시정 조치를 권고했다고 6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경남 소재 A시는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공고에서 응시 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지휘자 경력 3년 이상’으로 제한했다. 이로 인해 민간 예술단에서 지휘 경력을 쌓아온 지원자가 응시 단계에서 배제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시립예술단 지휘자가 지방공무원 복무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예산 운용 등 지방행정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공공기관 특성에 부합하는 인재 선발을 위해 국공립 예술단 경력자로 응시 자격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시립합창단 지휘자의 주요 업무가 단원 복무 관리와 훈련, 공연 기획 총괄, 공연 지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러한 직무 수행에 고도의 행정 전문성이나 공공기관 근무 경험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민간 예술단에서의 지휘 경력이 국공립 예술단 경력에 비해 전문성이나 단원 관리 능력에서 본질적으로 부족하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또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과거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당시에는 공공기관 경력을 필수 요건으로 두지 않았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채용 기준이 합리성과 일관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장은 선량한 고용주로서 채용 과정에서 평등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위는 앞으로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시 동일하거나 유사한 직무를 수행한 민간 예술단 경력자가 응시 단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