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지닌 공공성과 포용의 가치를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시도가 부산에서 이어진다. 부산문화회관은 문화취약계층의 문화예술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부산시립예술단과 부산지역 장애 예술인 단체들이 함께하는 협업 공연을 오는 1월 28일 오후 2시 중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부산시립예술단을 비롯해 발달장애 예술인 단체인 컴패니언 뮤직 앙상블과 풍물패 굴렁쇠 등 모두 네 개 단체가 참여한다. 클래식과 합창, 국악, 전통연희가 어우러지는 구성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을 넘어서는 무장애 예술공연을 지향한다는 점이 이번 무대의 핵심이다.

공연의 제목은 ‘무장애 음악회 화음’. 이는 장애 예술인을 ‘특별한 대상’이 아닌, 동등한 예술가로 존중받는 존재로 무대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단발성 협연에 그치지 않고, 지역 장애 예술인들이 독립적인 예술가로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 또한 분명하다.

무대는 컴패니언 뮤직 앙상블의 단독 공연 ‘Happy’로 막을 연다. 이어 합창단과 함께하는 무대에서는 ‘행복을 주는 사람’, ‘금잔디’ 등 대중에게 친숙한 곡들이 선율을 더한다. 여기에 풍물패 굴렁쇠의 ‘진도북춤’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함께하는 ‘태평소를 위한 사물놀이’가 더해지며, 전통과 현대, 클래식과 국악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면을 완성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문화 접근성 강화를 위한 시도가 눈에 띈다. 음성해설과 수어통역, 점자 안내를 도입하고 시·청각장애인 안내 보조견의 출입을 허용해 누구나 제약 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부산시립예술단이 이 같은 무장애 공연 요소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무대는 2025년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선보였던 문화나눔 공연 ‘다함께 행복한 음악회 얼쑤!’의 성과를 확장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당시 장애인과 사회복지사, 다문화가족, 노인 등 다양한 시민들의 호응을 얻은 경험을 토대로, 포용적 문화예술의 가능성을 한 단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지역 장애인복지시설과 다문화가족센터 등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되며, 공연 당일 현장 관람은 불가하다. 예술을 매개로 차이를 설명하기보다 같은 자리에 함께 서는 경험을 제안하는 이번 무대는, 부산 공공문화정책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