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과 앙상블블랭크·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에서 대답 없는 질문 선보여

이현승 기자 승인 2021.08.27 19:18 | 최종 수정 2021.08.27 19:29 의견 0


“비발디와 리게티. 과연 비틀즈와 BTS의 만남을 연상시킨다.” –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사진제공=앙상블블랭크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이 이끄는 앙상블블랭크가 오는 8월 28일(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은 <The Unanswered Question(대답 없는 질문)>이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마치 현대음악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대변하는 듯 한 이 타이틀은, 동명의 찰스 아이브스의 작품에서 따왔다.

이번 공연은 현대음악과 바로크 음악을 넘나드는 이번 공연으로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을 시작으로, 베아트 푸러의 ‘흔적’, 안토니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두 곡 (RV.354, 356)과 죄르지 리게티의 ‘실내 협주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특히 현악 앙상블과 하프시코드와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이 연주할 비발디의 협주곡 중 작품번호 356 가단조는 바이올린을 배우는 모든 학생들이 거쳐가야 하는 작품이지만 동시에 무대에서 접하기 쉽지 않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지막으로 연주될 리게티의 ‘13인을 위한 실내협주곡’은 현대음악의 고전으로, 모든 악기에 협주곡 버금가는 기교가 요구되는 작품이다. 하프시코드부터 피아노, 첼레스타, 그리고 신디사이저까지 출연하며 보는 재미도 더해지는 이 작품을 앙상블블랭크가 어떻게 해석할지 주목된다.

사진제공=앙상블블랭크

박규민 X 최재혁 X 앙상블블랭크

또한 이번 연주회는 작곡가 겸 지휘자 최대혁,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 그리고 앙상블블랭크의 첫 만남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은 2017 어빙 클라인 국제 콩쿠르 3위, 2019년 베를린 막스로스탈 바이올린 콩쿠르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다. 신한음악상과 더불어 장래가 촉망되는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임대하는 ‘금호악기 시리즈’ 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은 2017 제네바 국제콩쿠르에서 작곡부문 최연소 1위를, 2018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사이먼 래틀 경,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슈톡하우젠의 그루펜을 지휘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부천필하모닉, 앙상블 앙텡콩탱포랑, 키예프 심포니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지휘 활동과 함께 메뉴힌 바이올린 콩쿠르, 밴프 음악제, 앙상블 앙텡콩태포랑 등에 위촉작곡가로 초대되며 작품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최재혁과 피아니스트 정다현, 플루티스트 류지원, 퍼커셔니스트 이원석, 그리고 첼리스트 이호찬이 아티스틱커미티로 함께하고 있는 앙상블블랭크는 현대음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현대음악을 들으며 낮잠을 자거나 와인을 마시기도 하고, 베토벤이 상상했던 미래를 관객과 함께 상상해 보는 등 다양한 장소에서 동선과 조명을 통해 연출함으로써 세간의 호평을 받고 있다.

대답 없는 질문. The Unanswered Question.

앙상블블랭크의 예술감독 최재혁은 이번 공연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라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 없이 많은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대답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답은 항상 존재해야 하는가? 그 대답을 잠시 미뤄두고 그 질문, 그 문제에 대한 고민과 생각만이 연속된다면 그 대답을 내지 못한/않은 생각은 과연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가? 이런 “질문을 갖고 공연을 오게 된다면 그 질문의 ‘아름다움’은 무지개 빛으로, 더 깊은, 더 옅은 무채색으로, 또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새로운 색깔로 찬란해지지 않을까?”라고 최재혁은 질문한다.

사진제공=앙상블블랭크

비발디 X 리게티 = 비틀즈 X BTS ?

아이브스의 ‘대답없는 질문’과 푸러의 ‘흔적’으로 포문을 여는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비발디와 리게티다. 약 300년 전 작곡이 된 비발디의 작품들은 당대에 적용되지 않았던 즉흥성이 강한 음악적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음에 있어 대단히 혁신적이다. 그의 음악은 시간이 흘러 비로소 우리에게 ‘클래식 음악’의 전형으로 불린다. 비틀즈의 음악 또한 당대에 시도되지 않았던 음악적, 음향 미학적 시도들을 거듭했다. 시간이 흘러 그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고전이 됐다.

BTS는 그들만의 특별한 음색과 시대에 앞선 소통으로 세계적 돌풍을 일으켰다. 그들만의 색깔이 그들이 되레 세계적으로 성공하게 된 이유가 아닌가.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이 “가장 개인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스콜세이지의 명언을 되새기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스콜세이지 이전 가장 개인적인 것을 전 세계 (의 음악계)가 엄지를 올리며 감탄한 예술작품은 리게티의 음악들이다. 최재혁 음악감독은 “[리게티가] 세상에 없던 소리들을 이 세상에 끌어들여왔다” 라며, “그의 창의적인 상상력이 엄청난 에너지로 뿜어지는 작품이 바로 이 실내협주곡”이라고 덧붙였다.

생각의 뫼비우스 띠에 갇히게 되는 아이브스의 작품, 피아노와 현악기들이 서로의 흔적을 정신없이 쫓아가는 푸러의 작품. 바이올린 학원에 언제나 울리는 비발디의 천재적 작품과 리게티의 하프시코드부터 신디사이저까지 출연한하는 이 공연. 과연 앙상블블랭크와 최재혁, 그리고 박규민은 우리에게 어떤 전율을 선사할까?

클래시안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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