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아니스트 손정범,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이상준 기자 승인 2022.01.01 21:34 | 최종 수정 2022.01.02 00:43 의견 0

"어느 순간 정한 것이 아닌 자연스레 음악이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 피아니스트 손정범

▲피아니스트 손정범

지난 12월 3일(금)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에서는 <2021 KOREAN MODERN CLASSIC-2>가 개최되었다. 다채로운 현대음악들로 채워진 이번 연주의 포디움에는 작곡가 지성민의 대표적 작품인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협주곡이 연주되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작곡가 지성민의 두 협주곡을 한 시간에 걸쳐 연주하는 특별한 기획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중 작곡가 지성민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 및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 우승을 비롯하여 조르지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스위스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발티돈 국제 음악 콩쿠르,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입상한 한국의 대표적인 젊은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이렇게 세계적 무대에서 주목받으며 활발히 활동하는 연주자가 동시대 작곡가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은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레퍼토리를 과감히 넓혀 현대의 협주곡을 최초로 도전하는 이번 무대를 통해 그는 무엇을 관객들에게 호소하고 싶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클래시안은 오늘 피아니스트 손정범을 만나 그의 '삶'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21 Korean Modern Classic-2> 포스터

Q. 안녕하세요,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클래시안 독자 여러분 피아니스트 손정범입니다.

Q. 이번 연주회에서 연주하신 작품에 대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이번 연주회에서 지성민 작곡가님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습니다. 작곡가 지성민의 피아노 콘체르토는 피아노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표현부터 가장 웅장한 표현까지가 필요한 아주 피아니스틱한 협주곡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이번 연주가 ARD 국제콩쿠르 우승자의 새로운 도전이라고도 보입니다. 연주를 준비하면서 부담스럽거 나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 학창 시절 현대음악에 관심이 있어서 자주 다른 작곡가 동료들의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던 경험들이 있어서 새로이 어렵게 다가온 점은 없었습니다.

Q. 지난 8월에 개최하신 리사이틀의 부제는 '고정 관념 금지(No Fixed Ideas)'로 음악사의 천재들을 오인하는 고정관념이란 점에 주목하신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혹시 현대음악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며, 어떻게 풀어나가야 작곡가 그리고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거리감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A.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작곡가와 연주자 모두가 최대한 관객을 배려하는 연주 형태가 되어야 현대음악을 접하는 관객들의 생소함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곡가와 연주자가 너무 자기 생각과 매너리즘에 빠져서 무대를 준비하면 현대음악이 생소한 관객들에게는 더욱더 거리가 있는 음악으로 들리게 될 테니까요.

Q. 연주자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A. 학문이 정도 이상 쌓이면 예술이 되는 게 아닐까요?

Q. 그렇다면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살고 계신 지금까지 하셨던 고민과 해결 방법을 공유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저는 개인적으로 열심히 하되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맞는 길 인지를 계속 확인하며 나아갔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길이 잘못된 길이면 한참을 돌아가야 하니까요.

Q. 연주자님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연주자님께서는 어떠한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으며 어느 순간 정한 것이 아닌 자연스레 음악이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손정범

Q. 현재로서 앞으로의 음악가로서 또는 인간으로서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A. 어떠한 거창한 앞날을 기대하기보단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와 음악가가 되고 싶은 게 제 작은 소망입니다.

Q. 마지막으로 연주자로서 앞으로 어떤 음악을 구현하고 싶으신가요. 또는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A. 다가오는 가까운 미래에는 한 작곡가의 전곡 사이클을 준비해보고 싶습니다. 어려운 일이 될 걸 알지만, 그만큼 한 작곡가의 모든 곡을 연주하게 됨으로써 온전히 한 위대한 작곡가의 인생을 알게 된다면 엄청난 행복일 것 같아서요.

한편 지휘자 진솔이 이끄는 대구국제방송교향악단의 이번 <2021 Korean Modern Classic-2> 공연의 연주 실황은 추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클래시안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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