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어간 많은 불쌍한 영혼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드린다. - 시인 김혜순

김혜순 시인과 최돈미 번역가 ⓒ문학과지성사

오늘(7일) 김혜순(64) 시인이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 시 문학상(Griffin Poetry Prize)을 받았다. 

그리핀 시 문학상 심사이원단은 시 문학상 국제 부문에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을 선정했으며, 이 시집을 영역한 최돈미 번역가가 함께 상을 받았다. 상금은 6만5천 캐나다 달러로, 저자(40%)와 번역자(60%)에게 나누어질 예정이다.

'죽음의 자서전'은 2016년 출간된 시집으로 메르스와 세월호 참사 등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에 대한 49편의 시를 수록했다. 캐나다 토론토 현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혜순 시인은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어간 많은 불쌍한 영혼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드린다”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김혜순 시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1979년 등단, 시집 '또 다른 별에서', '당신의 첫, '날개 환상통' 등 13권의 시집을 펴냈다. 김수영문학상,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첫 여성 시인이며, 그녀의 책은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등으로 번역됐다. 김혜순 시인은 여성의 정체성에 기반한 글쓰기를 고민하며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을 펴내기도 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한편 그리핀 시문학상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시 문학상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시 히니가 수상하기도 했다. 2007년엔 고은 시인이 공로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