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성신여대 학생들, 성범죄 교수 재임용 반대 규탄 집회 열어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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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7 19:53 | 최종 수정 2019.06.0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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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아닌 학생으로 존재하고 싶어요. - 익명의 성신여대 학생
지난 6일(목) 오후 3시 성신여자대학교(이하 성신여대)에서는 '미투(#metoo·나도 겪었다)' 폭로로 성폭력 가해 논란이 불거진 현대실용음악학과 A 교수의 재임용에 대해 학교와 법인 이사회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A 교수는 일대일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에 학교 측은 A 교수를 직위 해제하고 교수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그러나 교수징계위원회에서 증거 불충분 등으로 A 교수에게는 단순히 경고만 내려졌고 지난해 말 재임용됐다. 당시 수업 중 A 교수는 “너를 보면 전 여자친구가 생각난다”,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한 줄에 6명씩 차례로 선 성신여대 학생들의 행렬은 성북구 돈암동(수정 캠퍼스)부터 강북구 미아동(운정 캠퍼스)까지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성신여대 학생들만 700명(학생회 측 추산)이다. 이들은 함께 “A 교수는 사직하라”, “이사회는 재임용 과정을 공개하라” 등을 외치며 학교와 법인 이사회를 규탄했다.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강모(20)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예술계가 폐쇄적이라 권력형 성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피부로 직접적으로 느끼니 예술계와 학교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라며 “지금 당장 A 교수의 재임용을 취소하고 학생들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라며 집회 참석 이유를 밝혔다.
한편 교수징계위원회에서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A 교수에게는 경고만 내려지고 재임용되자, 성신여대 학생들은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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