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교향악단, 세계가스총회 기념 연주회 열어…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협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홍보대사 김봄소리 협연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 연주

이상준 승인 2022.05.04 23:41 | 최종 수정 2022.05.05 07:53 의견 0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2022 세계가스총회(WGC 2022)’에 발맞춰 오는 5월 26일(목)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48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향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고, 문화 예술이 함께하는 국제적 교류 협력의 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대구시향 제484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협연자로 나섰다. 1부에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주고,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6번 ‘비창’으로 열정의 무대를 선보인다.

먼저 김봄소리와 함께할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1806년 완성된 작품이다. 이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 교향곡 제4번과 제5번 등 소위 ‘걸작의 숲’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명작이 탄생하였던 창작 중기의 산물이다. 베토벤은 이 시기에 조용히 외부 세계와 자연의 정경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그 경향이 바이올린 협주곡에도 잘 나타난다. 전원적인 서정성이 풍부하며, 바이올린의 뛰어난 기교로 이를 기품있고 장대하게 펼쳐 나간다. 그래서 ‘바이올린 독주를 가진 교향곡’이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총 3악장 구성이다. 교향곡 제5번 ‘운명의 동기’를 연상케 하는 팀파니의 가벼운 연타로 시작된 1악장에서는 후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남긴 아름다운 카덴차가 매우 인상적이다. 약 24분의 유독 긴 1악장이 끝나면 평화로운 분위기의 2악장이 연주되고, 3악장에서는 화려한 독주 바이올린의 눈부신 기교가 나타나며 장엄하게 마친다.

세계 최고의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서울대 음대를 거쳐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석사 학위와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취득했다. 뮌헨 ARD, 차이콥스키, 퀸엘리자베스, 시벨리우스, 몬트리올, 센다이, 비에니아프스키 등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의 포커스 아티스트로 총 9회의 공연을 통해 예술적 기량을 선보인 그녀는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바실리 페트렌코 지휘의 로열 필하모닉 등과 연주하였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Kyutai Shim, DG, 사진제공=대구시향

작년 여름에는 그슈타드 메뉴힌 페스티벌에서 메뉴힌 헤리티지 아티스트로 두 차례 공연하였고, 앞으로 5년간 메뉴힌 헤리티지 아티스트로 활동할 계획이다. 에센 필하모니, 바덴바덴 페스티벌홀, 쾰른 필하모니에서의 데뷔 무대를 가졌으며, 덴마크 내셔널 심포니, 하노버 NDR 라디오 필하모닉, 싱가포르 심포니, 도쿄 심포니 등과 협연을 마쳤다. 2022년에는 얍 판 츠베덴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으로부터 재초청되어 연주할 예정이다.

인터미션 후 2부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6번으로 꾸민다. ‘비창’ 교향곡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선율의 아름다움, 형식의 균형, 오케스트레이션의 정교함 등으로 비창의 정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교향곡 제6번은 제목에서 상상할 수 있듯 표제 음악적이라 고전 교향곡에 비해 형식이 매우 자유롭다. 이 작품의 결정적 특징은 제4악장이 통상적인 빠르고 쾌활한 느낌이 아닌 극히 부드러운 속도로 깊은 감동과 비통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 4개의 악장으로 이뤄진 이 곡의 1악장은 슬픔과 운명에 대한 체념, 죽음 등을 어둡고 낮은 음색으로 그린다. 왈츠풍의 2악장은 독특한 리듬과 친밀한 선율로 향토색이 짙다. 2악장의 분위기를 이은 3악장은 춤곡과 행진곡풍 선율로 변화되고, 팀파니와 관악기에 의해 강렬하게 악장을 마친다. 마지막 악장은 비운의 운명을 탄식하며 느리게 진행된다. 화려함 대신 비통하고 쓸쓸하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전곡을 끝맺는다.

차이콥스키는 오랜 세월 자신을 괴롭혀온 슬픔과 우울을 예술로 승화해 인간에 대한 끝없는 비탄과 동정을 이 작품에 담았다. 초연은 1893년 10월 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음악협회 연주회에서 차이콥스키의 지휘로 이뤄졌다. 차이콥스키 작품 대부분이 그렇듯 이 곡 역시 초연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초연 9일 후 차이콥스키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그의 장례식 때 이 곡이 다시 연주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곡의 부제 ‘비창’은 차이콥스키의 동생 모데스트의 제안으로 알려져 있다.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사진제공=대구시향

한편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2022 세계가스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무대를 준비했다. 대구시향의 연주를 통해 대구를 찾은 국내외 관계자에게는 문화 예술 도시 대구를 알리고 싶고, 대구 시민은 세계가스총회 개최 도시라는 자긍심 갖고 문화 예술이 함께하는 축제로 즐겨주시길 바란다. 클래식 음악을 향한 ‘위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며 공연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클래시안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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