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던 여름밤, 충남 논산이 음악과 예술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6월 21일 논산문화원 향기마루에서 열린 ‘제4회 논산월드뮤직페스티벌’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펼쳐진 다채로운 공연에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용훈 논산시의회 의장, 오인환 충청남도의원, 민병춘 논산시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들도 함께 자리해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충남 유일의 월드뮤직 축제…올해는 ‘한국팀 특집’

논산월드뮤직페스티벌은 충청남도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월드뮤직 축제로, 2019년 첫 회를 시작으로 브라질, 미국, 캐나다, 대만 등 다양한 국가의 예술가들이 논산을 찾아 공연을 펼쳐왔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한국팀 특집’이라는 콘셉트 아래 국내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한층 밀도 있는 공연을 선사했다.

음악과 개그, 그리고 감동… 3부 구성으로 빚어낸 한여름의 하모니

총 3부로 구성된 이날 공연은 세 가지 결을 지닌 무대를 통해 관객과 깊은 교감을 이뤄냈다.

1부는 논산 지역 소울밴드의 무대로 포문을 열었다. 밴드 리더 김재준을 필두로 드럼 이필붕, 건반 김종섭, 보컬 최중수가 참여해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시대를 관통하는 명곡들을 선보이며 향수를 자극했다. 지역 예술인들의 탄탄한 연주력과 친근한 무대매너가 공연의 온도를 끌어올렸다.

2부는 관객들이 특히 열광한 심형래 콘서트로 이어졌다.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그는 이날 무대에서 트럼펫과 기타 연주, 벤처스의 ‘기타맨’까지 소화하며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음악적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재치 넘치는 입담과 함께한 공연은 객석에 연신 웃음꽃을 피웠고, 하나의 유쾌한 퍼포먼스로 완성됐다.

3부는 다원예술연합회 ‘동음’이 주관한 종합 음악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조경아, 하모니시스트 이한결, 기타리스트 조봉근, 피아니스트 오은하, 드러머 조한샘, 베이시스트 김민성, 보컬리스트 이주희·이주형, 재즈보컬 김희나 등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채웠다. 클래식, 재즈, 대중가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의 감성을 어루만지며 예술의 본질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역과 세계 잇는 예술의 다리

비록 ‘월드뮤직’이라는 타이틀은 올해 국내 팀으로 꾸려졌지만, 이 축제는 해마다 논산이라는 지역적 기반 위에 전 세계의 예술과 문화를 연결해 왔다. 특히 이번 공연은 지역예술의 뿌리와 전국구 아티스트의 저력을 모두 조명하며, 축제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한편 비 내린 금요일 밤, 예술은 여전히 사람을 모았고, 음악은 또 한 번 낯선 이들을 친구로 만들었다. 논산월드뮤직페스티벌은 그렇게, 날씨와 관계없이 ‘공감의 언어’로 도시에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