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삶의 둘레길 3’은 특별한 사건보다 소소한 일상 속에 깃든 사유를 따라가는 에세이다. 김준 작가가 펴낸 세 번째 산문집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한 발 비켜서 사유의 공간을 걷게 만든다.
전작들처럼 이번 책에서도 저자는 조용한 문장으로 삶의 풍경을 담아낸다. 눈에 띄는 극적 장면 없이도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글들이 이어진다. ‘그냥 살기’, ‘삶의 참맛’ 등 짧은 제목의 글들은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의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자신이 놓쳤던 기억과 감정에 닿게 된다.
작가는 삶을 ‘둘레길’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곧은 길이 아닌 굽은 길, 빠른 길이 아닌 느린 길. 이 둘레길에서 그는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묻는 일이야말로 삶의 본질을 되짚는 행위라고 말한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불확실함과 선택의 연속, 그 안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태도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준 작가의 글은 감상적이지 않다. 차분하게 현실을 응시하며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는 화려한 수사보다 생활에 스며든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마치 오래된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처럼, 따뜻하고 진중하다. 책장을 덮고 나면 독자는 어느새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삶의 속도에 지친 이들, 혹은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좋은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다. 각자의 삶에도 둘레길이 필요하듯, 이 책은 걷듯이 읽히고 사유처럼 남는다.
‘작은 삶의 둘레길 3’은 좋은땅출판사에서 펴냈으며,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