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재개발구역 한가운데, 반세기 된 오래된 주택이 독립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1974년 지어진 3층짜리 건물의 2층과 3층을 리모델링한 새로운 문화공간 ‘방도’가 문을 열며, 개관 기획전 <개인의 방>을 오는 7월 25일(금)까지 선보인다.
방도는 ‘급변하는 도시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시간의 흔적을 예술로 복원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공간 이름 ‘방도(房道)’는 문자 그대로는 ‘방의 길’이지만, 그 안에는 개인적인 사유의 공간이자, 서로 다른 감각이 교차하는 열린 통로로서의 의미가 중의적으로 담겨 있다.
이번 개관전을 위해 방도는 지난 5월, 시각 예술가와 작곡가가 팀을 이뤄 협업하는 형식의 공모를 진행했다. 최종 선정된 10인의 예술가들은 각각 5개의 방에서 팀을 이뤄 하나의 주제 아래 다양한 감각의 층위를 펼쳐 보인다. 이들은 ▲조황순(퍼포먼스)–정소희(작곡) ▲이규원(설치)–김민성(사운드) ▲석지아(설치)–심해원(음악) ▲이동혁(회화)–이석희(사운드) ▲강청아(영상)–윤은혜(음악) 등으로, 회화와 설치, 영상, 퍼포먼스와 전자음악 등 장르를 가로지르는 협업이 각 방에서 이뤄진다.
5개의 전시 공간은 과거 주택의 방 구조를 그대로 살리되, 각기 다른 방식으로 리디자인되었다. 이로써 각 방은 한 개인의 내밀한 사유가 담긴 공간이자, 예술가들의 감각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실험의 현장이 되었다. 동시에 이 방들은 한 건물 안에 함께 존재하며, 자연스럽게 ‘개인성과 공동체성’이라는 오늘날 예술의 중심 화두를 관람자에게 제시한다.
개관일이었던 7월 12일(토) 오후 2시에는 오프닝 퍼포먼스로 조황순 작가의 행위 예술이 공간을 채웠다. 이 퍼포먼스는 ‘몸’을 매개로 공간의 기억을 되살리고, 새로운 예술의 흐름이 어떻게 옛 건축과 맞닿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오는 19일(토)에는 참여 작가들과의 아티스트 토크 및 연계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방도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예술 실험을 지속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다. 전시, 공연, 워크숍,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포함한 복합 예술 프로젝트들이 준비 중이며, 전시 외 기간에는 공간 대관도 가능하다. 창작 중심의 독립 프로젝트, 또는 비상업적이고 실험적인 기획을 위한 활용을 원하는 개인 혹은 단체의 문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번 개관전은 영등포구의 ‘지역 문화예술 활동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추진됐다. 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자세한 정보와 전시 이후 소식은 방도 공식 인스타그램(@bangdo.ydp)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관 관련 문의는 이메일(bangdo.ydp@gmail.com)을 통해 가능하다.
클래시안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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