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을 맞은 <2022 통영국제음악제>가 막을 내렸다.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을 주제로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이번 음악제는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을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영입해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이지영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칼럼에서 "지난 20년, 통영이라는 작은 도시가 품어낸 소수의 음악은 이제 힘이 생겼다. 축제를 믿고 따르는 '충성 관객'이 늘어났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현대음악제로서 점점 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이 도시에서 세계 초연되고 있다. 그리고 통영을 찾을 때마다 ‘어떻게 들어야 할까’ ‘왜 들어야 할까’ 던졌던 질문은 낯설었던 음악을 즐기게 되면서 답을 얻었다. 다양성을 포용한 음악도시가 많은 것을 키워 내고 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또한 통영국제음악제 설립자이자 초대 사무국장으로 음악제를 일군 김승근 서울대 교수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앤드루 노먼의 '플레이: 레벨 1'(2013/2016)을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아시아초연한 개막공연을 특히 극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연주를 들으며 세계 어떤 축제가 동시대 음악을 이렇게 받아들여 연주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 처음에는 아시아에서 최고의 음악제 정도로 목표를 잡았는데 어쩌면 이미 세계적으로 일류의 자리에 간 것 같다.” 또 “이제는 진은숙 감독에게 발탁돼 통영에서 작품이 연주되거나 무대에 서는 일을 해외의 음악가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개막공연에서는 앤드루 노먼 '플레이: 레벨 1'(2013/2016)이 아시아초연 이외에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과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이 연주되었으며, 핀란드의 여성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노르웨이의 거장 첼리스트이자 2022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아티스트인 트룰스 뫼르크가 협연했다.
또한 폐막공연에서는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로 앤드루 노먼의 2008년 작품 '풀려나다'(Unstuck) 아시아초연을 비롯해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이 연주되었고, 또한 소프라노 박혜상이 협연한 퍼셀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중 디도의 탄식,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어서 와요 내 사랑',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 목소리' 등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밖에 체코 출신의 스타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가 독일, 체코, 러시아, 헝가리의 다양한 노래를 불렀던 리사이틀, K'ARTS 신포니에타 & 트룰스 뫼르크,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 리사이틀과 세계 정상급 오페라 가수인 베이스 연광철 리사이틀, 2021 부조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박재홍 리사이틀,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가 협연한 라 보체 스트루멘탈레의 바로크 음악 공연, 소프라노 박혜상과 메조소프라노 안태아, 테너 박승주, 베이스 연광철이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하이든 '불안한 시대를 위한 미사'(일명 '넬슨 미사'), 라셔 색소폰 콰르텟, 원일 지휘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디오니소스 로봇' 세계초연,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노부스 콰르텟, 바이츠 퀸텟, 스베틀린 루세브 & 테디 파파브라미 등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2022 통영국제음악제는 코로나-19의 여파와 연주자들의 건강상의 이유로 일부 공연이 취소되거나 협연자가 변경되는 등의 돌발 상황을 맞았으나 발 빠른 대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킹스 싱어즈'는 출연자 입국 직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되었고, 공연은 6명 중 5명의 멤버로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대체되었으며, 피아니스트 데죄 란키는 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를 우려해 출연을 취소했고, 데죄 란키 리사이틀과 소리꾼 이희문의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된 공연은 각각 '디오니소스 로봇' 추가 공연과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 리사이틀'로 대체되었다. 데죄 란키가 협연할 예정이었던 폐막공연은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 협연으로 바뀌었다가 레즈네바의 건강 문제로 소프라노 박혜상 협연으로 재차 바뀌었다.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해외 입국 단체에 대한 격리 면제가 허용되지 않아 K'ARTS 신포니에타로 교체되었고, '해리 파치: 플렉트럼과 타악기 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되었다.
특히 이번 음악제의 평균 좌석점유율은 85%로, 26개 공연 중 13개 공연이 일찍 매진되었으며 8개의 공연은 좌석을 추가 오픈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거리 두기로 줄어든 객석을 고려하여 더 많은 사람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음악제 기간 무료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통영국제음악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여 티켓 매진 또는 예매 후 코로나-19 확진으로 현장에서 공연을 감상하지 못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편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음악제 이후로도 프랑스 메츠 국립오케스트라&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5월 1일), 빈 필하모닉 앙상블&피아니스트 윤홍천(5월 13일),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7월 8일), 클랑포룸 빈(8월 28일), 브르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첼리스트 카미유 토마(10월 28일), 토마스 햄슨의 겨울 나그네(12월 17일) 등 다양한 연주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클래시안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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