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진솔(Sol Chin)이 오는 9월 19일(금)·20일(토) 시칠리아 팔레르모의 콤플레소 모누멘탈레 델로 스테리(Complesso Monumentale dello Steri) 콘서트홀, 그리고 9월 26일(금) 아그리젠토의 팔라콩그레시(Palacongressi)에서 열리는 <제15회 팔레르모 국제 클래시카 음악제(15° Festival Internazionale Palermo Classica)> 폐막 프로그램 ‘무비 매직 인 콘서트(Movie Magic in Concert)’ 총 3회 공연을 모두 지휘한다.

이번 공연은 먼저 팔레르모의 콤플레소 모누멘탈레 델로 스테리(Complesso Monumentale dello Steri) 콘서트홀에서 열리고, 이어 아그리젠토의 팔라콩그레시(Palacongressi)에서 마지막 무대가 마련된다. 스테리는 14세기 초 건립된 팔라초 키아라몬테(Palazzo Chiaramonte)로, 귀족 저택과 스페인 총독 관저, 종교재판소 등으로 사용되며 팔레르모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건축물이다. 현재는 팔레르모 대학교 본관과 박물관으로 활용되며, 문화 행사와 음악회가 열리는 대표적인 공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아그리젠토의 팔라콩그레시는 빌라조 모세(Villaggio Mosè) 지역에 위치한 시칠리아 남부 최대 규모의 컨벤션·공연장으로 대규모의 홀을 갖추고 세미나,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번 세 번째 공연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신전 계곡(Valle dei Templi)과 같은 도시에서 열려, 관객들에게 시칠리아 남부의 또 다른 문화적 매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팔레르모 국제 클래시카 음악제는 2010년 창설 이래 450회 이상의 공연과 200여 회의 시칠리아 전역 투어를 이어오며, 여름철 이탈리아 공연 공백기를 채우고 팔레르모를 세계인이 찾는 예술 도시로 탈바꿈시킨 국제 음악제다. 매년 60여 명 이상의 세계적 아티스트와 40여 회 이상의 공연이 펼쳐지며, 도시 전체를 음악으로 물들이는 이 축제는 전통과 실험, 거장과 신예를 함께 소개하는 ‘열린 음악제’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루도비코 에이나우디(Ludovico Einaudi), 알렉세이 볼로딘(Alexei Volodin), 발렌티나 리시차(Valentina Lisitsa), 스미노 하야토(Hayato Sumino), 이스칸다르 위자야(Iskandar Widjaja) 등 세계적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명연을 선사해 왔다.

올해 15주년을 맞아 기획된 무비 매직 인 콘서트(Movie Magic in Concert) 는 영화음악 거장들의 명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시네마 콘서트다. 프로그램은 엔니오 모리코네의 <헤이트풀 8> 모음곡, <미션>의 ‘가브리엘의 오보에’와 ‘온 어스 애즈 잇 이즈 인 헤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데보라의 테마’, <석양의 무법자>의 ‘더 엑스터시 오브 골드’와 ‘주 라 테스타’, 존 윌리엄스의 <스타워즈> 메인 타이틀, <쉰들러 리스트> 테마,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힘 투 더 폴른’, <A.I.>의 ‘포 올웨이즈’, 존 배리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메인 테마, 알란 실베스트리의 <어벤져스> 모음곡, 한스 짐머와 클라우스 바델트의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히즈 어 파이럿’, 모리스 자르의 <닥터 지바고> 모음곡, 한스 짐머의 <라이온 킹> 오케스트라 모음곡 등 다양한 영화음악으로 구성된다.

무대에는 팔레르모 클래시카 심포니 오케스트라(Palermo Classica Symphony Orchestra)와 발초 폴리포닉 합창단(Balzo Polyphonic Choir), 팔레르모 유니소누스 합창단(UniSonus Choir Palermo) 등 140명 이상의 연주자가 함께하며, 소프라노 유리에 타카노(Yurie Takano)가 협연한다.

진솔 지휘자는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지휘 석사를 취득한 뒤, 바덴바덴 필하모니, 남독일 필하모니 콘스탄츠, 캄머오케스터 하일브론 등과 협연하며 해석의 폭을 넓혔다. 한국에서도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무대에 올랐으며, 아르티제 예술감독, 대구국제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있다. 2024년 팔레르모 클래시카의 개막·폐막 공연을 지휘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젊지만 노련한 해석"이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올해에도 연속 초청을 받아 15주년 기념 공연의 전 회차 지휘를 맡게 됐다.

진솔은 “팔레르모 국제 클래시카 음악제는 저에게 음악이 단순한 연주를 넘어 도시와 사람, 세대를 잇는 다리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무대”라며 “올해도 초청받아 대규모 영화음악 콘서트를 지휘하게 돼 감격스럽고, 팔레르모를 찾은 관객들과 더욱 깊이 호흡할 수 있음에 큰 감사와 감동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음악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팔레르모 국제 클래시카 음악제 공식 웹사이트(palermoclassica.i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음악제 측은 “지난해 처음 만난 진솔 지휘자의 음악적 깊이와 리더십, 다양한 예술적 관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올해 140인 규모로 펼쳐지는 15주년 페스티벌의 대미를 그녀의 지휘로 장식하고 싶었다”고 초청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