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가 김계중 작가의 장편소설 남강 3를 펴냈다. ‘남강 3’은 작가가 구축해 온 ‘남강 연작’의 흐름을 잇는 작품으로, 시리즈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한 권만으로 완결된 성장소설의 서사를 갖췄다.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법수면의 농촌 마을이다. 아이들, 부모, 어른들의 삶이 촘촘히 교차하며 한 시대의 생활사가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농촌의 일상과 교육, 생계와 가족의 풍경은 당시의 사회적 조건을 반영하며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중심인물 만석은 공부가 곧 유일한 탈출구로 여겨졌던 시대의 아이들을 상징한다. 특별진학반을 향해 다시 마음을 다잡는 장면과, 결핵으로 뒤늦게 입학해 고립된 시간을 견뎌온 명수의 이야기는 가난과 제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 했던 세대의 무게를 드러낸다. 만석이 명수에게서 발견하는 작은 희망은 이 작품의 정서를 이끄는 중요한 축이다.
봉헌의 서사는 또 다른 성장의 얼굴을 제시한다. 순덕과의 관계에 드리운 긴장, 말숙을 향한 감정의 혼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내적 다짐은 그 시대 청소년들이 감당해야 했던 현실의 선택을 정직하게 담아낸다. 봉헌이 마주하는 갈림길은 개인의 성장과 시대적 조건이 맞물린 지점을 보여준다.
말숙과 인자의 이야기는 이 작품이 단순한 학창 성장기에 머물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서 삶을 모색하는 말숙의 시선, 생계와 육아의 무게 속에서도 다시 삶의 의지를 붙드는 인자의 모습은 아이들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낸 어른들의 고단한 일상과 희망을 함께 품는다.
특히 ‘남강 3’은 1970년대 농촌의 공기와 온도를 세세하게 복원한다. 사투리가 살아 있는 대사와 교육, 가족, 생계의 문제를 둘러싼 감정들은 잊혀가는 시절의 풍경을 기록처럼 붙잡아 둔다. 연작의 일부이면서도 각 인물의 서사가 독립적으로 완결성을 지니도록 구성돼, 남강 세계의 확장을 예고하는 동시에 이번 작품 자체로도 단단한 서사를 이룬다.
‘남강 3’은 농촌의 아이들이 겪어낸 고민과 상처, 그리고 작은 희망이 쌓여 형성된 세대의 정서를 담아내며 오늘의 독자들에게도 공감과 여운을 남기는 성장소설이다. 작품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김계중의 ‘남강 3’은 197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한 생활 서사를 통해 개인의 성장과 시대의 기억을 함께 아우르며, ‘남강 연작’의 세계를 한층 깊이 확장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