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하는’ 시리즈의 첫 권으로 발간됐던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가 내용을 보완해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2021년 초판으로 선보였던 이 책은 전근대 시기를 다룬 영화 4편과 근현대 시기를 다룬 영화 8편을 중심으로, 영화를 활용한 한국사 수업의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전근대 영화 자산어보와 근현대 영화 서울의 봄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와 현대사의 굵직한 전환기를 아우르며, 영화와 역사 교육을 접목한 수업 구성이 한층 확장됐다. 교실에서 영화를 활용한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뿐 아니라, 영화를 통해 역사를 접하고자 하는 청소년과 일반 독자 모두를 염두에 둔 구성이다.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각 영화의 기본 정보 소개를 시작으로, 작품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이 사료와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를 짚는다. 이어 해당 내용이 교과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서술되는지를 비교하고, 팩트 체크 코너를 통해 영화가 역사적 상황과 맥락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했는지를 분석한다.
또한 영화 감상 이후 학생들과 어떤 역사적 질문을 던지고 토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수업용 질문을 제시해, 단순한 감상에서 나아가 사고와 토론 중심의 학습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더 나아가 영화의 배경이 된 공간이나 역사적 인물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답사 장소를 소개해, 영상 경험이 현장 체험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 역사는 더 이상 교과서의 문자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다양한 미디어 환경 속에서 역사 영화는 과거를 재현하는 동시에 현재의 시각과 문제의식을 반영하며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다. 오랫동안 학교 현장에서 영화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연구해 온 차경호·송치중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영화를 비판적으로 읽고 해석하는 ‘한국사 영화 리터러시’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개정증보판은 기존 독자층은 물론 영화와 역사를 함께 사유하고자 하는 새로운 독자들에게도 영화 텍스트를 통해 한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