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가 정수연의 시집 ‘내 영혼의 노래’를 펴냈다. 이 시집은 총 39편의 시와 프롤로그,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사랑·일상·분노·성찰·희망으로 이어지는 다섯 개의 흐름 속에서 시인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의 진폭을 기록한 작품집이다. 삶에서 마주한 순간들을 거창한 미학 대신 솔직한 언어로 옮겨 담아 독자와의 직접적인 정서적 접촉을 시도한다.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자연과 영성에 대한 감각이다. 바람, 태양, 흙, 바다 같은 자연물은 배경이 아니라 존재의 동력으로 호출된다. 상추의 어린싹에서 생명의 축복을 읽어내고, 초콜릿 뒤에 숨은 노동 문제를 응시하는 시선은 자연과 사회를 잇는 감각을 드러낸다. 불교·기독교·천주교 경험을 아우르되 특정 종교적 규범에 머무르지 않는 초월적 신념과 자아 탐색 역시 시적 언어로 묶였다.
병, 사고, 죽음의 장면도 여러 편에 등장한다. 그러나 고통의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병실의 타인에게서 죽음의 얼굴을 목도한 이후에도 두려움 대신 삶을 정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언어화한다. 극단의 감정을 내밀하게 기록하면서도 정서적 절제와 정신적 자립을 유지하려는 태도가 읽힌다.
작품 곳곳에는 자기 고백과 선언적 문장이 배치돼 있다. ‘살겠습니다’, ‘꿈이여 이루어져라’와 같은 단문형 직설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시적 장치보다 의지의 언어에 방점을 찍는다. 미묘한 정서의 미학보다는 삶을 밀고 나가는 감정의 에너지를 체감하게 하는 방향이다.
정수연의 ‘내 영혼의 노래’는 문학적 완성도보다 삶의 실감과 정신적 지향을 중시하는 자기 기록물에 가깝다. 감정의 분량만큼 문장이 커지고, 체험의 상처만큼 어휘가 노골적으로 돌출된다. 문단의 평가를 기다리기보다 한 개인이 어떻게 ‘자기 언어’를 확보하는가에 대한 실험을 독자 앞에 제시한다.
이 시집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
한편, 정수연의 시집 ‘내 영혼의 노래’는 사랑과 일상에서 출발해 분노와 성찰을 거쳐 희망으로 나아가는 다섯 갈래의 정서적 흐름 속에서 자연·영성·죽음의 체험을 솔직한 언어로 기록한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