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8일 서울 중구 명동길 73에 위치한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2025 갤러리샤인 신진작가 기획전: 예술과 함께하는 토크세션’이 열렸다. 스프링샤인 사회적협동조합이 주최하고 갤러리샤인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전시 오프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관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는 오후 3시 리셉션을 시작으로 개회, 기조연설, 패널토크, 작가와의 만남, 네트워킹 파티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는 이다솔 아나운서가 맡았으며, 기조연설은 김종수 스프링샤인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맡았다. 패널토크에는 김종수 이사장과 박진희 한양대 상담심리대학원 예술치료교육 및 상담 겸임교수, 박정선 작가가 참여했다. 후원은 신우팜이, 협력은 온드림소사이어티와 히즈빈스, 에이블라인드가 맡았다.

김종수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오늘은 갤러리샤인으로 인사드린다”며 “이번 자리가 갤러리샤인이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이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발달장애 미술 공모전 ‘하나아트버스’를 통해 수상 작가가 누적됐지만, 전시 기회가 곧바로 미술시장 진입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을 짚으며, 갤러리샤인 프로젝트를 “발달장애 예술인이 주류 미술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갤러리샤인을 스프링샤인이 설립한 에이전트형 갤러리로 소개하며, 창작의 자유와 작품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는 예술 생태계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작가 개개인의 여정에 집중해 창작이 지속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설계하고, 작가의 성장을 장기적으로 함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작가의 배경이나 조건이 아닌 작품의 진정성과 창작의 힘으로 평가받는 ‘작가 중심’ 플랫폼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크는 발달장애 예술인과 보호자, 비장애 예술계 전문가가 함께 발달장애 예술 생태계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과 정당한 예술적 가치 인정을 논의하는 공론의 장으로 진행됐다. 사전 질문지에 담긴 여섯 개 질문을 바탕으로 공모전과 프로젝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한 창작·전시·유통의 연결, 평가 방식에 내재된 전제, 교육·지원 프로그램의 실효성, 작가의 자기결정권과 자율성, 시장 유통으로 이어지는 현실적 경로 등이 논의됐다.

패널들은 단순한 ‘지원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창작 과정에서 작가의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전시가 다음 기회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작품을 둘러싼 맥락과 기록이 신뢰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장애 서사가 작품 해석을 앞서 규정할 수 있다는 점과, 작품 자체의 언어로 읽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행사는 전시 ‘갤러리샤인: 경계를 넘어 빛나다(Shining Beyond Limits)’와 연계해 진행됐다. 전시는 2025년 12월 10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온드림소사이어티 1층 ONSO 라이브러리와 ONSO 라이프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강준영, 김두용, 송상원, 조태성, 천수민 등 5명으로, 발달장애 예술인이라는 구분보다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관심사와 표현 방식, 지속적인 작업의 흐름에 주목하도록 구성됐다.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참여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과 향후 계획을 직접 전했다. 각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확장되는 작업 세계를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갤러리샤인은 이번 전시와 토크세션을 통해 작가들의 작업 세계의 현재를 소개하고, 작품을 중심으로 관객과 시장이 작가를 만나는 접점을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편, 갤러리샤인은 이번 기획전과 토크세션을 계기로 발달장애 예술인이 지속적으로 창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하며, 전시 기획과 시장 연결을 함께 고민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