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디어 시네마: 오래된 이미지, 다른 언어>를 7월 5일부터 9월 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지하1층의 영화관 MMCA필름앤비디오(MFV)는 2018년부터 국내외 작가들의 주목할 만한 실험영화 및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디어 시네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디어 시네마: 차이와 반복> (4.26~5.19)에 이은 올해 두 번째 프로그램이다.
<디어 시네마 : 오래된 이미지, 다른 언어>는 이미지를 통해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거장들부터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젊은 작가들까지 작가 10명의 작품 53편을 상영한다.
스페인 작가 라이다 라순디(Laida Lertxundi)는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광활한 벌판과 하늘, 모텔 방을 배경으로 자연의 거대함과 아주 사소한 행위들을 16mm 필름에 담아 페미니즘, 정치적 담론과 같은 민감한 주제들을 다루었다. 자유로운 1960년대 히피 정신을 상기시키는 <사랑의 집에 대한 주석>(2007) 등 7편이 상영된다.
영국 작가 베아트리스 깁슨(Beatrice Gibson)은 실험적인 모더니즘 작곡가와 문학가로부터 영감을 얻어 친근하면서도 낯선 이야기의 영화를 보여준다. 2013년에는 자만어워드(Jarman Award)와 여성 예술가들을 위한 ‘막스마라 화이트채플 프라이즈’의 후보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9년 깐느 영화제 감독주간에 선정된 신작 <자매가 아닌 두 자매>(2019) 등 3편을 선보인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작가 베아트리스 산티아고 무노즈(Beatriz Santiago Muñoz)는 크리에이티브 캐피털 시각예술상(2015년), 더 루이스 컴퍼트 티퍼니 재단상(2017) 등을 수상했다. 미국 군정이 시작된 1898년 이후부터 자치령이 된 현재까지 푸에르토리코의 복잡다단한 정치적 현실을 작품에 반영하는 <죄수의 시네마> 등 12편이 소개된다.
장뤼크 고다르(Jean-Luc Godard)는 프랑스 누벨바그 운동을 이끌었으며, <인생>(1980), <열정>(1982), <영화사>(1988-1998) 등으로 관습을 거부하고 새로운 영화적 형식을 창조해낸 거장이다. 그의 가장 최근작 <이미지 북>(2018)은 ‘영화란 무엇인가?’를 되물으며, 그가 영화 역사에 있어 중요하다고 여기는 작품들의 장면들 위로 영화사 전체를 관통하는 자신의 생각들을 투영한다.
프랑스 출신 다니엘 위예(Danièle Huillet)와 장마리 스트로브(Jean-Marie Straub)는 1959년 결혼해 2006년 다니엘 위예가 타계할 때까지 부부이자 동지로서 평생을 함께 작업했다. 파시즘에 대항하는 저항의 정신 등 세계와 인간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너무 이르거나/너무 늦은>(1980/81), <구름에서 저항으로>(1978) 2편이 상영된다. 다니엘 위예와 장마리 스트로브가 존경하던 독일의 다큐멘터리 작가 페터 네슬러(Peter Nestler)의 단편 다큐멘터리 6편이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과 MMCA필름앤비디오가 협력한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네슬러는 노동계급, 파시즘에 맞선 투쟁, 이민 등의 주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충주에 살면서 저예산 다큐멘터리 작품을 쉼 없이 만들고 있는 김응수 작가의 신작 <나르시스의 죽음>(2019)이 이번 프로그램에서 프리미어 상영된다. 임정혜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광고영상이나 SNS를 통해 양산되는 통속적인 코드를 풍자적으로 재현하는 단편들을 만들었다. <장미도 아닌 데이지도 아닌>(2019)은 모나코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상영되었으며, 파리 씨네마테크 프랑세즈와 FID 마르세유국제영화제, 리옹비엔날레 등에서의 상영도 앞두고 있다.
<타인의 오브제>로 2014년 터너 상을 받은 던컨 캠벨(Duncan Campbell)은 영화를 통해 사회?정치?개인적 서사가 어떻게 구축되고 전달되는지 탐구한다. 1960~70년대 아일랜드 시골 사회를 인류학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토마스 오 할리시의 행복>(2016)을 상영한다.
스웨덴 실험영화의 거장 군부르 넬슨(Gunvor Nelson)은 빛의 속도, 사물과 풍경의 움직임 등을 시적 리듬과 유머를 통해 구성한 실험영화들을 만들었다. 그는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섞인 콜라주 기법을 사용해 파편적 이미지의 강렬한 움직임을 재현하거나 자연과 일회적 순간의 신비를 포착하고, 자신의 가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사적인 일상의 순간을 솔직하고도 시적인 메타포로 표현한다. <온 더 펜스>(2017) 등 15편이 상영된다.
연계 행사로 <나르시스의 죽음>(2019) 상영 후 김응수 작가와의 ‘아티스트 토크’ 가 7월 12일 오후 6시 MMCA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진행된다. 또한 7월 26일 오후 4시, MMCA필름앤비디오와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의 협력 프로그램인 페터 네슬러의 작품 <도대체 왜 전쟁인가>(1970), <죽음과 악마>(2009) 상영 후 스웨덴 출신 영화비평가 마틴 그린버그(Martin Grennberger)를 초청, 페터 네슬러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프로그램 연계 토크는 무료로 진행되며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19년 필름앤비디오에서 준비한 <디어 시네마>를 통해 관객들은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을 발견하고, 동시에 타협하지 않고 영화의 본질을 탐구해가는 거장들의 작품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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