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 짧은 관현악에서 긴 서사를 만나는 '3분 관현악' 열어
이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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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2 09:46 | 최종 수정 2019.10.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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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김성진)은 오는 10월 24일(목)과 25일(금)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2019-2020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첫 번째 관현악 시리즈 <3분 관현악>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3분 관현악>의 키워드는 '10명의 작곡가'와 '3분'이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짧은 분량이지만, 뚜렷한 음악적 기승전결과 작곡가의 개성이 물씬 담긴 10곡이 관객을 만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0명의 작곡가에게 신곡을 의뢰하며, 단 하나의 조건만 내걸었다. '신곡의 연주 시간이 3분 내외일 것!' 현대 사회에서 '짧음'은 더 이상 '깊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짧은 것'이 곧 '압축적이고 강렬한 것'으로 치환되는 현대 경향에 착안해 <3분 관현악>을 기획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3분 관현악>을 기획하며 위촉 대상 작곡가의 연령을 20대에서 40대로 설정하고 작곡가별로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공연을 구성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10명의 작곡가의 평균 연령은 33세로 기존에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신곡을 위촉해왔던 작곡가의 평균 연령이 50대인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도전이다.
새로운 세대의 작곡가 그룹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무대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김성진 예술감독과 음악 평론가 송현민이 프로그램 디렉터로 참여해 작곡가 선정에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그동안 다양한 무대에서 긴 시간 동안 지켜본 작곡가 10명을 꼽았는데, 공모전 등 심사의 형태를 거치지 않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주목한 작곡가라는 점에서 이들의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송현민 음악 평론가는 "작품의 변화가 곧 위촉의 변화"라며, "다양한 콘셉트의 위촉이 작품의 변화를 이끄는 견인력이 될 것"이라고 구성의도를 밝혔다. 또한 김성진 예술감독은 "오늘의 단편곡이 명작으로 남을 것"이라며, 곡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으며, "이번에 선보이는 곡들은 서양 관현악의 조곡처럼 짧은 시간에 강한 메시지와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분 관현악>은 긴 호흡의 관현악이 부담스러운 관객도 한층 간결하고 완성도 높은 곡을 감상하며 자신의 국악 관현악 취향을 탐색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객 대상 설문조사가 진행된다. 관객의 높은 지지를 받은 작품은 정기 공연에서 재연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에 선보인 곡을 장편 관현악곡으로 확장시켜 작업해 연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원일의 '신 뱃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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