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사샤 괴첼)이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44회 정기연주회 ‘희망과 감성(American Dreams & French Impressions)’을 연다. 미국과 프랑스의 음악적 정체성을 교차시키며, 20세기 클래식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무대는 서사성과 감각, 자유와 색채의 공존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휘는 울산시향의 예술감독인 사샤 괴첼이 맡고, 협연자로는 국제 콩쿠르에서 잇따라 입상하며 주목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서형민이 나선다.

‘오페레타에서 거장의 미소를, 랩소디에서 도시의 맥박을’

첫 무대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오페레타 <캔디드> 서곡으로 문을 연다. 번스타인은 미국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확장시킨 존재로, 이 서곡은 재즈적 리듬과 유럽 고전양식을 절묘하게 결합해, 위트와 에너지, 교향적 장르의 유희성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이어지는 곡은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미국의 소리’를 상징하는 이 작품은 뉴욕의 도시 정서를 담아낸 대표적인 혼성 장르다. 재즈와 클래식의 유기적 융합, 피아노의 자유로운 선율, 관현악과의 유연한 대화는 이 곡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미국 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날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서형민은, 10세에 미국 유학, 뉴욕필하모닉 영 아티스트 오디션 우승을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한 이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본 베토벤 국제 콩쿠르 등에서 연이어 두각을 나타낸 세계적인 연주자다. 섬세함과 감정의 절제, 그리고 강렬한 드라이브감을 동시에 지닌 그의 연주는 <랩소디 인 블루>가 지닌 복합적 정서를 고스란히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 감성, 바다와 밤으로 흐르다’

후반부는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들의 대표작으로 채워진다. 첫 곡은 모리스 라벨의 <스페인 랩소디>. 이 곡은 라벨이 스페인의 정취와 색감을 자신의 언어로 해석한 작품으로, 민속 선율 대신 리듬과 선법을 통한 상상력의 확장이 인상적인 곡이다. 마치 이국의 밤공기를 스친 듯한 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공연의 피날레는 클로드 드뷔시의 <바다(La mer)>가 장식한다. 드뷔시는 이 곡에서 세 개의 악장에 걸쳐 바다의 다양한 표정과 감정의 결을 입체적으로 포착했다. 여명을 밝히는 조용한 물결, 장난기 가득한 파도의 움직임, 그리고 몽환적이면서도 거대한 대양의 에너지까지, 이 작품은 인상주의 음악의 절정으로 평가받는다.

예술감독 괴첼의 해석, 울산의 사운드로 물든다

울산시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현대음악의 도시적 긴장감과 프랑스 인상주의의 시적 서정을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낸다. 특히 사샤 괴첼 예술감독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다년간 활약한 지휘자이자 해석의 디테일에 강점을 가진 음악가로, 동시대 작곡가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음악의 생동감을 이끌어내는 데도 주력해왔다.

한편 울산시립예술단 관계자는 “미국 작곡가의 대담한 에너지와 프랑스 음악의 감각적인 깊이가 공존하는 무대”라며, “괴첼 감독의 참신한 해석과 서형민의 정교한 협연이 만들어낼 섬세한 감정의 물결을 놓치지 말라”고 전했다.

클래시안 구민주 기자

*클래시안에서는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classian.korea@gmail.com을 통해 메일 제보, http://www.classian.co.kr/ 기사제보란을 통해 온라인 제보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