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연주회 개최
구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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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23:54 | 최종 수정 2019.11.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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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스피드, 파워, 개성.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손 안에 있다! – New York classical Review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Anne-Sophie Mutter)가 11월 29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지난 2016년 리사이틀이 데뷔 40주년을 기념한 투어였다면, 이번 리사이틀은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한 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무터는 2019/20 시즌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베토벤을 주제로 공연을 펼친다.
이번에 한국에서 선보일 프로그램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대조되는 분위기로 함께 자주 연주되는 4번과, 5번 ‘봄’, 그리고 가장 많이 연주되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인 9번 ‘크로이처’까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 걸작만을 모아 연주한다.
무터에게 있어서 베토벤은 모차르트만큼이나 중요한 음악가이다. 그녀는 베토벤이 ‘바이올린에게 피아노와 동등한 목소리를 준 최초의 음악가’이자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에 대한 가장 위대한 작곡가’라고 말한다. 그녀의 레퍼토리 중 베토벤이 자주 연주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에서 연주되는 세 곡의 베토벤 소나타는 바로, 무터가 언급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대등한 대화가 두드러지는 곡들이다.
또한 베토벤은 무터가 카라얀과의 앨범 작업 중, 모차르트 다음으로 선택한 프로그램이었으며, 1998년에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전곡을 먼저 발매한 적이 있지만 바흐가 남긴 바이올린 곡은 3곡이 전부며,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부터 10번까지를 녹음하는 방대한 레코딩 프로젝트는 처음이었다. 무터는 이 앨범으로 에코클래식상과 그래미상을 수상한다. 무터가 수상한 총 4번의 그래미상 중 고전 레퍼토리로 받은 첫 그래미상이기도 하다.
무터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레코딩 프로젝트는 당시 여성 연주자로서 거의 최초로 진행한 큰 프로젝트였다. 뛰어난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는 많았지만, 음악 레코딩 역사상 무터는 여성 연주자로서 가장 뚜렷한 목소리를 낸 선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 전곡 프로젝트 이후 무터는 모차르트 전곡 레코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의미있는 작업들을 이어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DG(도이치그라모폰) 레이블을 통해 70여개가 넘는 앨범을 발매한 무터는 2018년 도이치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투어에서 간판 아티스트로서 갈라 공연 투어에 참여했는데, 라이브 레코딩 앨범으로 발매된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와 협연한 갈라 공연 앨범에서도 베토벤(바이올린 로망스) 연주가 담겨있다.
안네 소피 무터는 또한 베토벤, 모차르트뿐 아니라 20-21세기 동시대 작품들을 연주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지금까지 28개의 현대음악 곡을 초연하였고, 동시에 안네 소피 무터 재단을 통해 젊은 음악가들을 20년 넘게 후원해오고 있다.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상과 ‘폴라 뮤직상’을 비롯한 수많은 공로상들은 그녀가 세계 음악계에 끼치고 있는 영향을 가늠하게 해준다.
데뷔 후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음악가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안네 소피 무터. 11월 가을의 마지막, 무터가 ‘연주자로서 성숙도가 요구된다’고 말한 베토벤 소나타를 그녀의 한층 더 깊어진 품격있는 연주로 만나게 되었다.
한편 이번 리사이틀에는 그녀의 오랜 음악적 동지이자 듀오 파트너인 피아니스트 램버트 오키스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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