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나 작가의 임신일기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 진입
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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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2 08:49 | 최종 수정 2019.09.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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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던 트위터 ‘임신일기(@pregdiary_ND)’ 계정주 송해나의 첫 에세이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가 출간 후 한 달이 지나 화제의 책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SNS에 책을 소개하는 ‘책 끝을 접다’는 지난 7월 31일(수)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의 내용을 각색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오늘(2일)까지 66만명 이상이 해당 영상을 보았다. 7월 5일(금)에 출간된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는 이러한 대중의 공감에 힘입어 출간된 지 한 달 뒤인 8월, 교보문고 등 서점 에세이 분야에서 10위 안으로 진입하였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를 소개한 책 소개 영상을 본 독자들은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성교육 과정에 있었으면 좋겠다", "출산을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의 내용 등을 참고하여 출산하고 싶게 만드는 정책 등을 먼저 준비하는 것이 옳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남기기도 하였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는 송해나 작가가 임신기 동안 쓴 일기를 모은 에세이로 "임신하면 다 그래"와 같은 한 마디로 임신 여성의 삶을 외면하거나 이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려는 시선에 맞서고 있다. "임신하면 다 그래"와 같은 말은 "누구나 다 힘들게 살아"라는 말과 비슷하다. 타인이 느끼는 삶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그저 흘려버리는 이런 말로 누군가의 고통이 치유될 수 있을까. 은수미 성남 시장은 ‘이 책을 읽고 가슴이 찌릿했다’는 내용의 추천사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임신 여성의 삶이 누구나의 삶으로 여겨지는 것에 슬픔을 느꼈기 때문이다.
송해나 저자는 "대부분의 가임기 여성이 임신기 동안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입덧을 하다 몇 개월 뒤뚱뒤뚱 걷다 보면 아기가 나온다 정도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임신 호르몬 때문에 졸리고 지치기 쉬우며 사타구니는 망치로 맞은 것처럼 아프다. 밤중에 배를 잡고 구르기도 한다. 입덧이 끝나면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 인대를 압박한다. 직장에서의 태동은 기쁨이 아니라 불편이 되고 각종 보험 혜택도 받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이런 불편함은 ‘임신하면 다 그래’와 같은 말로 너무 쉽게 정리돼 버린다"라며 말했다.
또한 저자는 "임신하면 외딴섬에 홀로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정규 교육 과정 등에서 임신과 출산에 대해 자세히 배울 기회도 없는데 임신 이후에는 '다 그래'와 같은 말로 임신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묻는 것도 막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임신기를 통해 이 같은 임산부의 현실을 깨닫고 트위터를 통해 임신한 여성의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하여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를 출간하게 되었다. 말할 곳이 없고 들을 데가 없어 직접 써 내려간 이 일기에 저자는 임신 여성을 향한 폭력적 시선과 미비한 제도적 지원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임신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어 이를 토대로 모든 여성이 진정으로 임신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편 이 책을 읽은 목수정 작가('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저자)는 "남자들은 까맣게 몰랐고, 여자들은 하얗게 지웠던 그 기억. 책의 문장들을 한 줄 한 줄 오려서, 임산부배려석에 붙여주고 싶다"고 평했고, 이민경 작가('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저자)는 "전방위적인 여성의 소외에 대한 투쟁과 고발의 기록이다"라는 말로 책을 추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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