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랩이 서춘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새가 날아간 곳에 섬이 있네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흩어진 기억과 부재의 순간들을 섬세한 언어로 붙잡으며 삶의 이면을 조용히 성찰한다.

시집은 ‘삶과 그물’, ‘사랑과 그리움’, ‘길과 기억’, ‘섬과 바람’, ‘회복과 잎’ 등 다섯 개의 시적 흐름으로 구성됐다. 각 장은 삶의 무게와 공허함, 그리고 그것을 견뎌내는 인간의 내면을 담아내며, 상실을 안고 다시 꿰매며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조명한다. 시인은 삶을 ‘소유의 기록’이 아닌 ‘놓침의 기록’으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작은 희망을 길어 올린다.

특히 시집에 담긴 작품들은 상처와 부서진 기억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며, 오히려 그 결핍 속에서 따뜻함과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바람처럼 흩어진 시간의 조각들을 주워 모아 시로 길들이는 과정은 잃어버린 것들을 향한 고백이자 사색으로 다가온다.

서춘성 시인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문학세계’와 ‘창작산맥’을 통해 등단했으며, 오랜 공직 생활을 마친 후 꾸준히 문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첫 시집 슬픔은 날개로부터에 이어 이번 신작에서도 자연과 기억, 상처를 향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그는 문학세계문인회와 창작산맥문인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새가 날아간 곳에 섬이 있네는 잃어버린 것들의 지도를 그려내듯,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섬’을 찾게 하는 여정을 제시한다. 시집은 상실을 견디는 힘과 일상의 균열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인간 존재의 아름다움을 잔잔히 전한다.

한편, 이번 시집은 북랩을 통해 출간됐으며, 총 224쪽 분량으로 가격은 1만4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