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7일(월) 오후 7시 30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 윤동주를 말하다>에서는 12명의 젊은 작곡가들의 신작 합창곡이 초연된다. 이번 연주회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여로)의 콘서트 시리즈 일환으로 진행되는 17번째 연주회로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되는 무대이다.
오늘 클래시안은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에서 새로운 창작 합창 음악을 발표하는 12명의 젊은 작곡가 중 작곡가 이승아를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승아 :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졸업 연주를 마치고, 이화여대 작곡과 졸업을 앞둔 이승아입니다.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가요에 관심이 많아 미디 공부를 하며 곡을 쓰고 있고, 지난 ‘제4회 여로 창작 가곡의 밤’에 이어 이번 ‘제3회 여로 합창제: 윤동주를 말하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장르 불문하고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하지만, 특히 사람의 목소리로 곡이 연주되는 것을 좋아하여 꾸준히 가곡과 합창곡을 쓰고 있어요.
저에 대하여 간단히 더 소개하자면, 저는 현 플러스 챔버 그룹 상임 편곡가, 전 단편 영화 <가시투성밤게> 음악감독 등 여러 대외 활동에 작‧편곡으로 참여하였고, 얼마 전 ‘조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싱글 앨범 ‘그래 이대로(On your way)’를 발매하는 등 음악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 대한 설명 간략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승아 : 영화 <동주>에서 주인공 윤동주가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갈 때 그의 시 <새로운 길>이 소개되는데요, 1938년 쓰여진 <새로운 길>에서는 27년 2개월의 짧은 생애에서 윤동주의 삶이 가장 풍요로웠던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기를 앞둔, 그의 설레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뇌만이 가득한 그의 시들 중 거의 유일한 희망적인 시를 가사로 옮겨, 이 노래에서나마 윤동주가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바랐습니다. 자연적인 시어들(내, 숲, 길, 민들레, 까치, 바람)이 잘 느껴지도록 풍부한 조성감을 유지하였고, 청자가 가사를 장면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감상 할 수 있도록 서정적인 선율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 전달받으신 윤동주의 시를 읽으실 때 작곡가님에게는 해당 시가 어떠한 인상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승아 : 윤동주 시의 대부분은 끝없이 자신을 괴로워하는 내용이 많아 읽을 때 저의 마음을 쓰라리게 했던 반면 ‘새로운 길’은 거의 유일하게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윤동주의 희망적인 시인만큼, 그의 기대와 설렘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숲, 고개, 마을, 민들레 등의 자연적인 시어를 보며 ‘희망적인 시 속에선 그의 반짝임이 이렇게 느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시다면 어떻게 윤동주의 시를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승아 : 위에도 언급했듯이, ‘새로운 길’은 1938년에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입학을 앞두고 쓴 시입니다. 저 또한 새학기의 설렘을 상상해보기 위하여 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를 떠올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처음 서울로 상경하는 윤동주의 마음이 느껴지며 시를 해석하게 된 것 같아요. 더 나아가 그는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 괴로움밖에 느낄 수 없었지만, 늘 반짝였던 예술가 윤동주가 부디 지금은 행복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싶어졌습니다.
혹시 이번 작업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이승아 : '새로운 길'은 2020년 6월에 완성을 마친 곡인데요, 사실 이 곡은 맨 처음 소개에서 언급했던 저의 '졸업 연주'와 연관이 깊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영화 <동주>를 보게 되었는데 그 때 사람 윤동주에 대해 관심과 존경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때 이미 제 졸업곡에 윤동주의 시를 담겠다고 결심 했던 것 같아요. 운이 좋게도, 이번 여로 합창제의 주제는 물론 준비 시기까지 졸업 연주 준비와 맞물려서, 더욱 몰두하여 합창제와 졸업연주 두 연주회를 함께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두 연주회를 준비하는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우선 졸업곡은 '새로운 길'과 더불어 '바람이 불어'까지 총 2악장으로 구성했는데요. 몇 달 동안 '윤동주'라는 사람에게만 몰두하고, 내용이 상반된 두 가지 시를 곱씹어 보면서 그 속에서의 괴리감 때문인지 기분이 항상 저기압이었어요.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원래대로라면 '새로운 길'을 작년 8월에 ‘여로 창작 합창제’에서 초연을 하고, 세 달 후 11월 졸업 연주에서 다시금 연주를 올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지지 않으며 연주회들이 모두 연기되면서 저의 졸업도 연기가 되는 일을 겪기도 했죠. 올해 5월에 졸업 연주를 올리고 드디어 6월에 여로 합창제에서 연주를 올리게 된, 원래 계획과 완전히 순서가 바뀌어 버린 상황이 되버린건데요!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라 괜찮지만, 돌이켜 보면 열심히 준비한 연주회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을 때가 제일 불안했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성공적인 연주를 위해 끝까지 노력해주시고, 저의 복잡한 상황을 이해해주셨던 여로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이 작품을 들을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듣기를 원하시나요?
이승아 : 그저 편안하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의 새로운 길을 응원하는 저의 마음을 느껴주세요.
작곡가님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작곡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이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이승아 : 저에게 예술이란 저의 정체성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 그리고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작곡가로서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시고 싶으신가요.
이승아 : 휴학을 포함해 5년 동안 지겹게 클래식을 작곡 했으니, 저의 ‘새로운 길’을 찾아보고자 지금은 미디 공부를 하며 가요를 쓰고 있어요. 하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청자에게 힘이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이승아 :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되도록 더욱 음악 공부에 매진할 예정입니다. ‘여로 합창제’와 같은 연주회를 통해 계속해서 작곡가분들과 교류하고 또, 다른 장르에서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욕심쟁이 같아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이번 연주회에 오시는 관객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이승아 : 계속해서 연기되다 드디어 올리게 되는 연주인만큼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티켓 오픈 때부터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귀한 시간 내어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젊은 작곡가들의 행보를 응원해주시고,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한편 작곡가 이승아가 참여하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 윤동주를 말하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클래시안 이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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