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음악인과의 대담]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작곡가들과의 만남 - 작곡가 박소헌

구민주 기자 승인 2021.06.03 02:31 | 최종 수정 2021.06.03 02:52 의견 0

오는 6월 7일(월) 오후 7시 30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 윤동주를 말하다>에서는 12명의 젊은 작곡가들의 신작 합창곡이 초연된다. 이번 연주회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여로)의 콘서트 시리즈 일환으로 진행되는 17번째 연주회로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되는 무대이다.

오늘 클래시안은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에서 새로운 창작 합창 음악을 발표하는 12명의 젊은 작곡가 중 작곡가 박소헌을 만나봤다.

▲작곡가 박소헌

안녕하세요,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박소헌 : 안녕하세요, 제3회 여로 창작합창제에 참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인성 음악과 화음을 사랑하는 박소헌이라고 합니다. 3년 전까지 여러 방면에서 작곡 활동을 하다가 현재는 다른 분야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 대한 설명 간략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소헌 :
윤동주의 자아 성찰과 고뇌를 담은 <바람이 불어> 시를 가사로 하여 작곡하였습니다. 바람이 불고, 강물이 흐르는 모습과 머물러 있는 시인의 모습을 대비하여 고뇌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곡에서는 전체적으로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고자 하였습니다.

처음 전달받으신 윤동주의 시를 읽으실 때 작곡가님에게는 해당 시가 어떠한 인상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박소헌 :
윤동주의 아득하고 허망한 눈빛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것처럼 하염없이 어딘가를 바라보는 눈빛이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것으로 이 시와 처음 마주하였습니다. 그 장면에서는 하나로 일축할 수는 없겠지만 허망함, 무기력함, 혼란스러움, 우울, 염세, 이런 정서들이 느껴졌습니다.

그러시다면 어떻게 윤동주의 시를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소헌 :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윤동주의 시는 거의 일제 강점기를 기반으로 해석되었으나, 이번에 저는 시대 속의 윤동주가 아닌 젊은 청년 윤동주의 개인적인 감정에 더 방점을 두고 공감하며 악상을 떠올렸습니다. 이유를 찾기 어려운 괴로움과 혼란스러움은 같은 청년으로서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고뇌의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모르는데 속절없이 흐르기만 하는 바람, 물결, 시간 속에 그저 고여 있기만 할 수밖에 없는 한 청년, 아득한 눈빛으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을 그의 심정에 공감하며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서정적인 느낌의 선율을 가진 모티브가 만들어졌고, 헤매는 마음은 연쇄적으로 종지를 회피하는 화성진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혹시 이번 작업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박소헌 : 작곡은 언제나 어려운 것 같습니다. 모티브를 몇 번 엎고, 다음 진행이 잘 생각이 안 나서 머리를 쥐어뜯고… 그런 어려움은 작곡할 때 너무 당연한 거라 특별한 것이 없네요. 작곡 내적인 어려움보단 외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야근이 잦은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작곡에 투입할 에너지가 부족하여 많이 피곤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이번 작품을 들을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듣기를 원하시나요?
박소헌 : 제가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윤동주가 허망한 눈빛을 하고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생각난 것처럼, 그 이미지를 머릿속에 재생하고 들으시면 더 좋은 감상이 될 것 같습니다.

▲작곡가 박소헌

작곡가님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작곡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이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박소헌 : 인간이 동물과 구분될 수 있는 여러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작곡가로서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시고 싶으신가요.
박소헌 : 아카펠라 곡을 많이 쓰고 싶습니다. 남은 삶 동안 아카펠라 및 합창곡만 작곡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The Real Group'이나 'Club for five' 그룹의 곡 같은 재즈 장르의 아카펠라 곡도 언젠가 작곡해보고 싶습니다.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박소헌 :
현재 작곡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 치여도 음악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삶의 목표이자 희망사항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주회에 오시는 관객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박소헌 : 연주회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포스터

한편 작곡가 박소헌이 참여하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 윤동주를 말하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클래시안 구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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