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음악인과의 대담]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지휘자들과의 만남 - 지휘자 김찬희

최건 기자 승인 2021.06.04 10:43 의견 0

오는 6월 7일(월) 오후 7시 30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 윤동주를 말하다>에서는 12명의 젊은 작곡가들의 신작 합창곡이 초연된다. 이번 연주회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여로)의 콘서트 시리즈 일환으로 진행되는 17번째 연주회로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서울특별시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되는 무대이다.

오늘 클래시안은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에서 새로운 창작 합창 음악의 지휘를 맡은 3명의 젊은 지휘자 중 지휘자 김찬희를 만나봤다.

▲지휘자 김찬희

안녕하세요,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찬희 :
안녕하세요. 이전에 클래시안 '제4회 여로 창작 가곡의 밤' 인터뷰에서는 작곡가로 인사드렸고, 이번에는 지휘자로 찾아뵙게 된 기릴 찬 빛날 희, 김찬희입니다.

이번에 지휘를 맡으신 작품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찬희 :
이번 연주는 특별히 시인 윤동주의 시를 주제로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강한뫼 작곡의 '눈 감고 가라', 정재민 작곡의 '병원', 이윤상 작곡의 '별 헤는 밤', 이상준 작곡의 '아우의 인상화' 이렇게 총 4분의 작품을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처음 받으시고 악보를 읽으시면서 느끼셨던 기분 혹은 감정이 궁금합니다.
김찬희 :
다양한 젊은 작곡가들의 훌륭한 작품을 제 손으로 만든다는 것이 가장 설렜습니다. 음정 박자 등으로 어려운 곡들도 있지만, 단원들과 하나하나 맞춰가며 펼쳐지는 화성과 가사로 소름 돋았던 적이 손가락으로 담지 못할 정도로 많은 거 같습니다.

그러시다면 어떻게 윤동주의 시를 해석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찬희 :
우선, 제가 맡은 4개의 시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문구, 단어들을 말해보겠습니다. '눈 감고 가라'에서는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병원'에서는 일광욕과 금잔화, '별 헤는 밤'에서는 가을과 봄, 이름, '아우의 인상화'에서는 사람, 얼굴입니다를 말할 수 있는데, 이 시어들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 본인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하려고 노력했던 윤동주를 비롯한 많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다짐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나 이 시어 중 저는 '금잔화'에 가장 마음이 이끌립니다. 비탄, 실망, 비애라는 꽃말을 가진 금잔화는 조금만 어두워져도 꽃잎을 닫고 따듯한 아침 햇빛에 꽃잎을 여는 특징이 있습니다. '금잔화'는 마치 지금 우리의 모습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현 시국으로 인해 지치고 힘든 이런 어두운 상황 속에 햇빛과 같은 존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희망을 기다리며 우리 내면을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되길 기원합니다. 또한 마스크를 벗고 편히 노래 부를 수 있는 날이 있길 기원합니다.

▲지휘자 김찬희

혹시 이번 작업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김찬희 : 첫 번째, 합창단을 창단하고 그분들을 이끄는 과정에 내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나, 또한 합창단원들끼리 어떻게 하나로 모아야 할까 하는 고민거리들이 많아졌습니다. 두 번째로, 마스크를 쓰면 생기는 사운드 밸런스에 대해 익숙지 않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세 번째로, 연습 시간이 너무 부족해 리허설하며 시간상으로 어떻게 분배할지 큰 부담감들이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첫날 리허설을 하며 단원분들이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너무 잘 불러주신 덕분에 제 고민거리는 싹 사라지더군요. 단원분들 사랑합니다. 특히 테너분들요!

이번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지휘자 맡으신 작품을 들을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듣기를 원하시나요?
김찬희 : 앞서 제가 언급한 시어와 문구들이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집중적으로 들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지휘자 김찬희

지휘자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지휘자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이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김찬희 :
예술은 우리 본연을 성찰하게 만드는 매개체인 거 같습니다. 예술을 향유하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우리 마음속에 굳어있었던 감성을 꿈틀거리게 하는 것이 예술의 힘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다면 지휘자로서 앞으로 어떤 음악을 만드시고 싶으신가요.
김찬희 : '
기릴 찬', '빛날 희'라는 제 이름 뜻처럼 희망 혹은 무언가의 빛을 향해 음악으로 인도해 주는 지휘자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작곡가 브람스의 인생관 "frei aber froh"라는 말처럼 자유롭지만 즐거운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김찬희 : 이번 8월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입대도 앞둔 상황입니다. 그전까지 이 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지휘자와 기획자, 단원 모두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고 싶었던 종교 합창음악, 혹은 뮤지컬 합창음악 등 하고 싶었던 작품들을 녹음해볼 생각입니다. 학업을 이어나가고 싶긴 한데, 그 부분은 군대를 제대하고 생각해보려고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포스터

마지막으로 이번 연주회에 오시는 관객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김찬희 : 이러한 시국에도 불구하고 합창음악을 항 유하러 오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합니다. 지휘자, 작곡가 말고도 이 합창 단원분들에게 큰 박수와 칭찬 아끼지 않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언제나 좋은 음악, 질 좋은 음악, 다양한 음악으로 보답하는 김찬희 되겠습니다.

한편 지휘자 김찬희가 참여하는 <제3회 여로 창작 합창제 - 윤동주를 말하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YEORO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클래시안 최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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