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지훈구(Crimsona)는 게임 음악 작곡가이다. 그의 작품은 월드뮤직을 다룬다는 점에서 조금 특이하다. 어린 시절 해왔던 게임을 다시 생각하면서 그는 게임음악 작곡을 시작했다.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게임을 통해서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그를 만나보았다.
인터뷰에 왜 응하셨을까요?
대중음악 작곡가들과는 조금 다를 수 있는 게임 음악 작곡가는 어떤 일들 할 수 있는지, 어떤 일들을 하는지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어떤 질문을 좋아하세요?
좀 어려운 질문이네요. 질문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질문들을 좋아합니다.
오늘은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질문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예전부터 게임을 통해 많은 음악을 접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곡가님의 음악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 게임을 다루고 계실까요?
최근에 작업한 게임은 RPG 게임입니다. 여기 안에 있는 다양한 마을들에 맞는 음악을 쓰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물레 방아가 특징인 마을, 풍차가 특징인 마을 등, 마을에 맞는 곡을 쓰고 있는데 짧은 곡들이라 쓰기가 힘드네요.
게임음악을 제외하고도 작곡가님의 작품은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연재하신 작품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잠시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이버 그라폴리오는 공모전 당선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때는 프리랜서라서 곡을 쓸 수 있는 부분도 있었어요.
실제로도 사람들이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어떤 기억으로 남았는지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에게는 재미있는 작업들이었어요. 1년을 계획으로 작업했던 작품들이라 조금 의미가 있었어요.
1년에 34곡을 쓰는 작업이었지만, 각각의 컨셉과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월드뮤직’을 기반으로 음악을 작곡하십니다. 혹시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접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그것도 게임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비디오게임을 통해서 다양한 음악들을 접했어요. 부모님도 게임을 좋아하셨고요. 그러한 게임 내의 음악들이 문화적인 배경을 지닌 민속음악들이 지금도 인상적으로 남아있어요.
지금은 게임회사에서 음악을 만드시는데, 혹시 요즘도 게임을 많이 하실까요?
아무래도 게임회사에서 게임을 다양하게 하는 것을 권장을 합니다.(웃음)
그렇군요. 인생 게임은 있을까요?
음… 우리나라 게임은 아니고요. ‘브레이드(Braid)’라는 게임이 있어요. 퍼즐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형태의 게임이지만, 캐릭터가 한번 죽으면 시간을 돌릴 수 있어요. 시간을 돌릴 때 나오는 배경음악이 아주 인상적이에요. 그렇지만 게임 자체만 이야기하더라도 굉장히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만든 게임은 하나 있을까요?
한국의 게임은 N사의 ‘마비노기 영웅전’을 즐겨 했었어요. 게임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비주얼적으로도 볼거리가 많았어요. 특히, 이 게임에서는 음악이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아요. 딱 필요한 부분에서만 음악을 들려줍니다. 이 게임은 던전에 들어가서 전투를 하는 형식인데, 보스를 잡을 때만 음악이 등장합니다. 굉장히 인상적으로 나오고, 보스마다 다른 음악을 가진다는 점도 흥미로워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게임음악계에 들어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사실 처음에는 전문적으로 일을 시작하진 않았어요. 그러다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고민을 했었는데, 어렸을 때 관심이 많았던 게임 그리고 그 음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더 나아가서 게임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찾아보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리듬게임 음악을 먼저 시작하게 되었네요. 음악이 콘텐츠로서 게임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제일 처음에는 공모전에 되었어요. ‘오투잼(O2JAM U')’이라는 리듬게임의 공모전에서 공모가 선정되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렇다가 다른 게임음악 작곡을 하는 일들이 들어오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네요.
그렇다면 아직도 리듬게임 작곡을 하고 계실까요?
하고는 싶지만, 최근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습니다.(웃음)
앞으로 작곡가님은 어떤 작품을 남기고 싶은가요?
게임 내에서 색다른 경험을 주거나 인상 깊은 느낌을 주는 작품을 남기고 싶네요. 장르로 구분하자면, 에스닉(ethnic)한 사운드로 다양한 세계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습니다. 화려하고, 웅장하고, 전통적인 음악과의 조화를 통해서 이런 음악을 남기고 싶습니다.
10년, 20년 뒤에 기억에 남는 음악을 남기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작품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제가 게임 음악을 통해서 하려는 이야기들은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다루는 월드 뮤직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가치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느껴지는 독특한 경험을 준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음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듣는 사람들에게 넓은 세계에 있다고 생각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작업이나 일이 있을까요?
지금은 작곡을 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물론 회사에서 작곡을 계속하지만, 제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게임에 작품을 붙여보는 것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곡가 지훈구에게 게임 음악은 무엇인가요?
게임 속에서 음악은 청각적인 연출을 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내의 여러 장면들에 몰입하는 장치 중에 하나이지만, 결국 게임과 잘 맞물려가는 것이 게임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더 많은 분들이 게임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더 보기]는 작곡가 노수현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가진 목소리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인터뷰 전체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문화 라디오, 앤티크’를 통하여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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