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보기] 소설가 김호애 “소설, 부재, 욕심“ (인터뷰)

노수현 객원 기자 승인 2019.03.26 05:37 | 최종 수정 2019.04.02 14:12 의견 0

‘부재’를 이야기하는 소설가

다재 다능함을 꿈꾸는 소설가

소설가 김호애

흐린 날씨와 미세먼지를 마주해야지만 찾을 수 있는 작품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작품은 그 사이에서도 볼 수 있었다. 어두운 구름과 비슷한 보호색으로 비춰진 작품이었지만 그 기묘한 분위기는 결국 짧은 소설을 그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들었다. 하고싶은 것들이 많고, 많은 것들은 잘해내고 싶다는 소설가 김호애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서 만나보았다.

 

인터뷰에 왜 응하셨을까요?

거절을 잘 안 해요. 돈 들어가는 것 아니라면.(웃음)

 

어떤 질문을 좋아하세요?

요즘 따라 사적인 질문이 좋아집니다. 예전에는 그런 질문을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했었지만 낯을 가리는 저의 성격이 점점 변화되는 것 때문인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은 제가 낯을 가린다는 말을 안 믿겠지만.(웃음)

 

요즘 무엇을 하고 지내세요?

너무 하고 있는 일들이 많아서 어느 때보다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요. 취미도 늘고 있고, 무엇을 배우러 다니기도 하고요. 지금은 서울문화재단 예술가 교사를 하고 있어요. 학교로 나가기 위해서 교육을 따로 받고 있고요. 소설도 틈틈이 쓰고 있어요.

요즘은 스스로 쓸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임현 소설가가 진행하는 소설 창작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혼자 방황하며 써왔지만, 지금은 글을 쓰는 친구들을 옆에서 보기도 하고, 마감도 있고 여러 부분들 덕분에 소설을 다시 쓰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마감은 잘 지키는 편이세요?

지금까지는 잘 지키는 편인데… 최근 과제를 지키지 못했어요.

 

임현 소설가의 수업은 어떻게 듣게 되었나요?

(앞서도 말했지만) 스스로 쓰기 힘들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지인을 통해 알게 되어서 저도 같이 듣게 되었어요. 제가 등단을 했고 말고를 떠나서 소설을 다시 쓰고 싶은 마음에 듣고 있어요. 단지 소설을 쓰는 기술을 배운다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글을 쓴다는 것이 기뻐요.

 

요즘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마음에 드는 소설을 한편 써서 발표하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과거에 벌려놓은 일들이 많아서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서 쉽지가 않아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결국엔 소설을 쓰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드는 시기인 것 같네요.

 

쓰고 싶은 소설은 어떤 소설일까요?

폭력을 외면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지 신체적으로 이루어지는 폭력만이 아니라 은근하게 행해지는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에 대해서요. 자기도 모르게 행해지고, 사과할 때는 단지 ‘미안하다, 몰랐다’라는 말로 끝맺으려는 폭력을 행하고도 외면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소설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소설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지금인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두 소설(닭을 먹다, 주인)의 이미지는 ‘부재’였습니다. 부재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실까요?

부재나 결핍,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제가 소설을 쓸 당시에 관심이 많았어요.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나 끝없이 배고플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기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까지도 해소되지 못한 상태로 부재를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이것을 외면하는 사람들에 대한 소설을 생각하고 있어요. 부재라는 의미는 저에게는 결핍이고, 어쩔 수 없지만 채울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두 작품 다 결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소설을 쓰실 때 결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꽉 닫힌 결말을 피하고 싶어 해요. 그렇지만 항상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완벽하게 닫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다 닫은거야’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결말 이후를 물으시는 분들도, 상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모든 것이 정답’이라 말하고 다니고있어요.

 

소설가 황정은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혹시 그분의 작품이 가지는 영향이 있을까요?

문예 창작과 학부생일때부터 제가 정말 좋아했던 작가입니다. 재미도 있지만 문장, 단어 모든 것을 좋아해요. 작품과는 관계는 없지만 그분을 직접 뵈었을 때는 분위기가 너무 멋있었습니다. 지금도 동경하고 있어요.

활동하시는 부분들을 볼 때, 항상 작가로서 가져야 하는 생각과 행동들을 많이 보고 배우는 것 같아요. 정확하게 어떤 부분이 영향을 받았는지는 말할 수 없지만, 그분은 저에게 영향을 많이 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소설가 김호애에게 소설가 황정은은 어떤 의미 일까요?

닿을 수 없어서 더 가까이 가고 싶은 작가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떳떳하게 만나 뵙고 싶어요. 제 작품과 책이 나중에 나오게 된다면 그분께 드리면서 제가 예전에 사인도 받았다는 말도 드리고 싶고요. 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하고 싶은 말이나 일이 있을까요?

저는 작가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기보다는 제가 앞으로 쓰는 소설에서 자연스럽게 보이면 좋겠네요. 하고 싶은 일은 다양한 일을 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하나의 일을 집중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일을 하고 싶어요.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웃음) 운동도, 취미도, 일도, 소설도 지금은 다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동네 책방을 작업실로 쓰시죠? 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동네 책방 ‘주책’의 대표님이 배려해주셔서 작업실을 겸해서 쓰고 있어요. 송파구 거여동에 있고, 술과 책을 좋아하시는 대표님이 공간을 만드셨어요. 독립출판물을 주로 다루지만 그렇지 않은 책들도 있어요. 아마 대표님께서 직접 선정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아직 손님을 받은 적이 많지 않아서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오늘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소설을 앞으로 정말 열심히 쓰고, 사람들에게 많이 읽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등단하면서 들은 말들 중 하나인 ‘다작하는 작가가 되어라’는 말을 되새기고 있는 시기인 것 같지만 제 글을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소설가 김호애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7년 《대구매일신문》신춘문예 「닭을 먹다」당선.

https://www.instagram.com/aeh01510/

소설가 김호애가 있는 동네책방 주책

https://www.instagram.com/joochaek.bookstore/

[한 번 더 보기]는 작곡가 노수현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가진 목소리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인터뷰 전체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문화 라디오, 앤티크’를 통하여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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