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음대 교수 성희롱 의혹으로 직위 해제 및 경찰 수사 중…"나랑 사이좋아지면 기회 열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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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11:14 | 최종 수정 2020.06.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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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이하 서울대 음대)에 재직 중인 교수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제자에게 성희롱한 것이 밝혀져 직위 해제에 이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9일(금)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대 음대 교수 A 씨는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제자 B 씨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다.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A 씨는 B 씨를 자신의 연구실로 불러 "마음잡고 나랑 사이좋아지면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내가 널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아? 날 위해 일하는 조교로만 생각한 것 같아? 맛있는 걸 먹고, 좋은 음악회를 볼 때마다 B가 생각난다. 항상 머리 한쪽 구석에 있다.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줘서 너무 섭섭하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이 교수는 B 씨의 팔 등을 만지며 "가까이 있으면 불편하냐. 거리를 재보자"라며, "나랑 말하기 싫으면 나가라. 다신 안 보게 해주겠다"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A 씨의 이 같은 행동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넘어 분노를 자아냈다. 학회 참석차 해외에 갔을 때 A 씨는 늦은 밤 B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지 않자 호텔 방으로 직접 찾아가 억지로 밀고 호텔 객실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대 대학원 학생회 측은 "피해 학생은 교수가 방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방문을 억지로 밀고 들어갔다"라고 주장했으며, 객실로 들어온 A 씨는 "어떻게 나를 가지고 놀 수 있냐"의 발언을 하였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해당 교수는 B 씨에게 건강 체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하고 그 결과를 자신에게 보낼 것을 요구하며 사생활을 과도하게 간섭하기도 했으며, 세례식을 한다며 B 씨의 눈을 감게 한 후 머플러를 둘러주는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고 했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교수와 대학원생 조교라는 위계질서 속에서 A 씨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적 불편함과 수치심을 줬다"라며, "권력 관계에서 거부하기 어려운 행위를 강요했다는 점에서 인권침해의 정도가 크다"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대 인권센터는 지난 3월 대학본부에 12개월 이상의 중징계를 내려 달라고 요청했으며, 서울대는 A 씨의 교수 직위를 해제했으며 현재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A 씨는 "학교의 결정은 존중한다. (호텔에서) 길을 잃어서 해당 학생에게 전화했고 길을 묻기 위해 방에 찾아갔다. 목이 말라 문 앞에 서서 물을 얻어먹었을 뿐 들어간 적은 없다"고 설명했으며, "이미 졸업을 한 제자들과도 연락하고 지낼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해당 학생과 몇 년간 만난 횟수만 500번이 넘는데, 일부 발언만 들으면 오해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상 학생을 제자로서 존중한다는 의미였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 음대 교수 A 씨는 직위 해제에 이어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수사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클래시안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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