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과한 도밍고, 사과문 철회해…"내가 하지 않은 일은 내가 안다"라며 부인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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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10:30 | 최종 수정 2020.02.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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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계에서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 79)가 성희롱 의혹에 대해 사과한 지 이틀 만에 이를 철회 및 번복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런 입장 철회 및 번복은 그가 이틀 전 공식적인 사과문을 낸 직후 그의 고국인 스페인 정부 및 여러 스페인 극장과 예술단체들이 그와 관련된 공연이나 계약을 취소한 이후 나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밍고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사과문이 만들어낸 거짓된 인상을 바로잡기 위해 추가로 성명을 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행동이나 말 때문에 불편했거나 고통받은 모든 동료에 대한 나의 사과는 진심 어린 것이었다"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내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알고 있고, 이를 다시 부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나는 그 누구에게도 공격적으로 행동한 적 없으며, 그 누구의 경력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라며, "나는 오페라계를 지원하고 수많은 가수의 경력을 지원하는 데 반세기를 바쳤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저를 믿고 어려운 순간 나를 지원해 준 모든 친구에게 감사하다"라며, "상황이 허락하는 한 다른 모든 계약은 이행할 것이다"라며 말을 끝맺었다.
도밍고는 1980년 이후 지난 30년간 총 27명에게 성추행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있다. 의혹 이후 6개월 동안 해당 사건에 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지만 지난 수요일에는 이 사건에 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도밍고는 지난 수요일 "진심으로 죄송합니다(I am truly sorry)"라며 피해자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그것이 나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 누구도 그런 식으로 느끼게 해서는 안 되었다”라며, "나의 행동에 큰 책임을 느끼며 이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문 발표 이후 스페인 정부는 예정된 그의 연주회를 취소했으며, 정부 발표 이후에는 더 많은 공연 취소가 이어졌다. 스페인 도시우베다에 있는 음악협회는 이번 사건에 비추어 도밍고의 5월 3일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으며, 스페인 도시 발렌시아 오페라하우스에서는 "기관의 가치에 따라 오페라 가수들을 위한 대중적인 훈련 프로그램에서도 도밍고의 이름을 빼낼 것이며 향후 계약도 배제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밍고는 본인의 조사를 진행 중인 AGMA(미국음악인조합)에 50만 달러(약 6억 원)를 기부금 형식으로 지급하려 하며 본인과 관련된 보도를 막으려 한 시도가 밝혀져 논란이 되었으며, 성추행 혐의가 제기된 이후에도 지속해서 스페인, 오스트리아, 헝가리, 러시아 등에서 연주회를 개최해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현재는 AMGA 조사와 별도로 미국 LA 오페라단 역시 도밍고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LA 오페라단은 도밍고가 2003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감독으로 활동했던 예술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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