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라 보엠’ 주역 캐스팅 변경

오페라 스타 등용문의 역할을 하는 '커버'

이상준 기자 승인 2018.12.16 18:30 | 최종 수정 2018.12.22 05:11 의견 0
오페라 라 보엠 포스터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1963년 런던 로열오페라의 <라 보엠>에서 주세페 디 스테파노의 '커버(Cover, 비상사태를 대비한 후보 가수)'로 데뷔해 인기 대열에 올랐다. 살바토레 리치트라는 2002년 독감에 걸린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대신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토스카>의 주역으로 투입되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오페라라는 장르의 특성상 성악가의 컨디션에 따라 공연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극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를 대비해 처음부터 후보 가수를 선발해 함께 연습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가리켜 '커버'라고 부른다. '커버'는 단순 ‘대타’ 이상의 오페라 스타 등용문의 역할을 한다. 공연 내내 한 번도 무대에 서지 못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습에 함께 참여하며 주역 가수의 컨디션이 안 좋으면 무대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기도 하기 때문이다. 

테너 조규석 씨  또한 이런 '커버'로 무대에 설 기회를 얻게 되었다. 오는 22일에서 26일까지 진행하는 오페라 <라 보엠>에서 ‘로돌포’ 역으로 출연 예정이던 테너 강요셉 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하차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테너 조규석 씨가 차세대 오페라 스타로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테너 조규석

이번에 새로 <라보엠>에 합류하게 된 테너 조규석 씨는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성악전공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현재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 스튜디오에 소속되어 있는 신예 테너이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오페라 <마술피리>, <라 보엠>, <카르멘>,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등에서 주·조역으로 출연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해외극장 진출 오디션에서 우승해 이탈리아 피렌체 극장의 영 아티스트 아카데미와 계약을 맺고 2017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8개월의 기간 동안 피렌체 극장에서 오페라 주·조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조규석 씨는 남은 기간 동안 소프라노 황수미와 호흡을 맞추며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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