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섬' 사진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 사진가 마이클 케나(66)가 10여 년간 촬영한 한국 작업을 3월 15일부터 4월28일까지 삼청동 공근혜 갤러리에서 열린다.
올해로 작가 인생 45주년을 맞는 케나는 그 동안 중국, 일본, 프랑스,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풍경을 담은 사진집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한국으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을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들만을 모았다.
마이클 케나는 이번 전시 서문에 한국에 대해 "저는 늘 불가사의하고 분위기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배어있는 녹이 슨 곳, 설명보다는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장소들 말입니다. 한국은 이런 점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이 거주해 온 곳이기에, 저에게는 보물과도 같은 곳입니다. 추억과 흔적이 사방에, 공기 중에도, 땅에도 묻혀 있는 곳이죠."서 "한국은 추억과 흔적이 사방에, 공기 중에도, 땅에도 묻힌 곳"이라고 묘사했다.
출품작들은 운여 해변의 솔섬, 포항의 포스코, 하동의 화력 발전소, 충청남도의 예당 저수지, 그리고 서울의 한양도성 등을 촬영한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작품들을 처음으로 발표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DMZ의 끊긴 철길, 철원 바닷가의 망대, 강원도의 민경 초소의 감시탑 풍경 사진들과 같은 남과 북으로 갈린 한국의 상황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케나는 "한국은 지금도 외형적으로나 분위기 적으로도 눈에 띄게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입니다. 예를 들자면, 철조망으로 보호된 망대가 서 있는 해변을 저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DMZ에 가까워질수록 해변가의 감시탑의 분위기가 더 불길해졌죠. 남한은 제게 사진 촬영을 할 만한 아주 흥미로운 것들을 제공했습니다. 앞으로 북한에서는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 상상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북한에 직접 가서 제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 제목을 단순히 '한국'이 아닌 '제 1부'라고 덧붙인 이유에 대해 작가는 "남한과 북한의 풍경을 모두 담은 KOREA 사진집을 발표하고 곧 여러 나라에서 하나의 한국으로 전시회를 진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북한으로부터 정식으로 초청을 받아 그곳의 풍경들을 자유롭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님, 꼭 저를 초청해 주십시오. 하루 빨리요."라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케나는 45년간 암실에서 수작업으로 장시간 작업해야 하는 흑백 은염 인화 방식을 고수한다. 작가는 이러한 아날로그 작업 방식이 자신의 작품을 결정짓는 창작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영국 출신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는 200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Chevalier' 문화 예술 공로 훈장을 받았으며, 스페인, 미국 등에서도 예술상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2016년 일본 훗카이도에서 외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마이클 케나가 최고 사진작가 상을 수여했다. 한국에서는 2007년 강원도 삼척의 솔섬을 촬영하여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나무 숲을 보존하는데 그의 사진 한 장이 큰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삼척시는 케나 작품의 제목을 빌어 "솔섬"으로 지명을 바꾸고 이곳을 강원도의 관광 명소로 지정하였다. 45년간 세계 각지의 600개가 넘는 화랑과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졌으며, 프랑스 국립 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도쿄 사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LA 현대미술관, 워싱턴 국립미술관, 상해 국립 미술관, 런던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과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등에 그의 작품들이 영구 소장되어 있다. 또한 엘튼 존은 마이클 케나의 사진으로 그의 첫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현재까지 200점이 넘는 케나의 작품을 꾸준히 컬렉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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