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展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오는 3월 31일까지 개최

유은결 객원 기자 승인 2019.02.05 19:44 | 최종 수정 2019.02.05 19:53 의견 0

에바 알머슨의 행복한 그림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작은 눈동자에 귀여운 콧방울, 방긋 웃고 있는 입꼬리까지,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우리를 쳐다보는 듯한 까만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그 소녀의 모습에 내가 투영되어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호기심, 그 향수가 떠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홈(HOME)'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최되며 서울을 주제로 한 신작을 포함하여 15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일반적인 전시회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테마를 가진 방으로 구성되어 집과 같은 형태로 꾸며진 것이 특징적이다. 행복을 멀리서 찾지 않고 늘 내가 있는 곳에,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이라고 하는 에바 알머슨.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세 가지 관람 포인트와 함께 설 연휴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 행복한 소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자화상, 그림과 자아에서 일상의 소중함까지

만개한 꽃으로 뒤덮인 소녀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어떤 가면을 쓰든지, 무슨 상황에 있던지, 누구와 함께하던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냐고. 모두 다른 배경과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국 같은 얼굴의 한 소녀이듯,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상관없이 나는 ‘나’이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함께일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정해진 틀에 맞추기 위해 원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그림으로 듣는 해녀 이야기

서울을 주제로 한 신작 전시인 만큼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그림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제주 해녀를 묘사한 그림이 하나의 카테고리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작가 에바 알머슨은 2016년 세계무형유산 등록을 위한 제주 해녀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17년 6월에는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삽화를 그려 출판하는 등 해녀를 통해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다양한 작품들을 쏟아냈다. 우리도 잘 알지 못했던 해녀의 일상부터 수십 년 동안 바다와 싸우며 죽음과 버텨온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작은 소녀를 따라가 보자.

대중예술, 우리의 새로운 언어

에바 알머슨의 작품은 대표적인 대중예술이다. 캐릭터화되어 상업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세리 그래프 등의 현대적인 기법을 통해 계속해서 같은 그림을 찍어낼 수도 있다. 작품만의 고유성은 떨어지지만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술 작품을 전시회장 안에서 관람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작은 엽서에 담아 곁에 두는 것은 어떨까? 소소한 일상에서도 특별함이 느껴지는 하루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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