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으로 시작하는 오늘 아침,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1월 10일에 열린 2019년의 첫 '11시 콘서트' 리뷰
유은결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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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3 03:15 | 최종 수정 2019.01.23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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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에 열리는 연주회, 그것도 주말이 아닌 목요일 아침의 음악회를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아침에 듣는 클래식은 생소하지만 공연 시간의 고정관념을 파괴한 클래식 공연이 있다. 바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11시 콘서트>이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케스트라 연주회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친절한 해설이 덧붙여진 클래식 콘서트이다.
초기의 <11시 콘서트>는 공연장 운영의 효율성과 음악인들이 설 수 있는 연주무대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공연장이 사용되지 않는 시간대에 기획된 공연이었다. 하지만 대상 관객층을 주부로 하여 비교적 여유로운 평일 오전에 열린다는 차별화를 통해 한정적인 관객층을 끌어들였고, 공연과 함께 곡에 대한 해설을 더하며 누구나 쉽게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져 오전 시간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2004년 9월 첫 공연 이후 매 회마다 2500석의 콘서트홀을 가득 채우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1월 10일에 열린 2019년의 첫 <11시 콘서트>에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병욱 지휘자, 이택기 피아니스트, 그리고 김상진 비올리니스트가 해설자로 자리했다. 프로그램으로는 주페의 신나는 경기병 서곡에서부터 마지막 곡인 드보르작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2시간의 공연 내내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이 열정적인 클래식 콘서트가 펼쳐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난 곡은 단연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이택기 피아니스트가 협연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1악장 도입부에서 팀파니의 긴장감 넘치는 롤링과 피아노의 하행화음으로 진행되는 강렬한 첫 시작은 모든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명 ‘그리그 사인(Grieg's sign)'으로 불리는 이 부분은 광고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차용되어 익숙한 선율이었지만, 실제 연주로 들으니 그 감동이 훨씬 더해졌다. 오케스트라의 튜티와 피아노 솔로가 대조되다가도 금방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며 음악이 펼쳐졌고, 특히 이택기 피아니스트의 파워풀한 에너지와 화려한 테크닉이 더욱 돋보였다. 연주자의 기교를 최대로 보여줄 수 있는 피아노의 카텐차 부분에서는 열 개의 손가락으로 전체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88개의 피아노 건반 안에 모든 악기들의 특징을 담아냈다.
공연이 모두 마치고 밖에 나와도 오후 1시, 마치 달콤한 꿈을 꾼 것 같았다. 단돈 만 오천원의 클래식 공연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수준 높은 공연에, 대중들에게 유명하고 익숙한 클래식 음악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어 클래식 공연을 처음 접하는 ‘클알못‘에게도 추천하는 클래식 공연이다. 무료한 일상에 지쳐있다면, 하루를 특별하게 시작하고 싶은 오늘 아침, <11시 콘서트>와 함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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