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후즈아트 연주자 김진경ㆍ강민지ㆍ박수현, "문제와 고민을 내려놓고 음악을 순수하게 즐기고 싶어요"

이현승 기자 승인 2019.12.31 11:50 | 최종 수정 2019.12.31 12:21 의견 0

창작곡을 처음 연주할 수 있어 기쁘고, 숨겨진 보석 같은 음악을 찾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  바이올리니스트 김진경ㆍ플루티스트 강민지ㆍ피아니스트 박수현 인터뷰 中

최근 인터파크가 발표한 연간 판매총액에서 월별 판매액 백분율 산출 결과에 따르면 클래식과 무용·전통예술 장르는 10월부터 12월의 판매액이 연간 판매액의 4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연말에 수많은 공연이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은 티켓 가격이 고가이며 시기에 상관없이 판매액이 치솟는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공연 성수기라고 불리는 연말ㆍ연초,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도 세계적인 연주자도 아니지만, 예술 기획사 후즈아트(이하 후즈아트)는 역량 있는 젊은 연주자들의 무대를 확장하고 클래식 음악을 소수를 위한 한정적인 예술이 아닌 모두가 쉽게 즐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오늘 클래시안은 사랑하는 예술을 잃지 않기 위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후즈아트 소속 연주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진경ㆍ플루티스트 강민지ㆍ피아니스트 박수현을 만나보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진경ㆍ플루티스트 강민지ㆍ피아니스트 박수현(왼쪽부터)

안녕하세요,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진경 : 안녕하세요. 예술기획단체 후즈아트 챔버 오케스트라 악장 김진경입니다.
강민지 : 안녕하세요. 저는 후즈아트 창단부터 플루트를 불고 있는 성신여자대학교 3학년 강민지입니다.
박수현 : 안녕하세요.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후즈아트에서 피아노를 맡고 있는 박수현입니다.

어떤 질문을 좋아하실까요?
김진경 : 저에 대한 모든 질문은 환영입니다!
강민지 : 하하, 제 개인 신상에 관한 것만 빼고 물어봐 주세요. 음악적인 질문이 좋아요!
박수현: 음악의 길을 어렸을 적부터 걸어왔기 때문에, 제가 걸어온 음악의 길에 대한 질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이신 와중에 대외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후즈아트에는 어떠한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김진경 : 학부 수업에서 실내악 수업이 되게 재밌었어요. 더 하고 싶기도 했고, 내가 더 원하는 음악을 하고자 후즈아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강민지 : 저는 원래 연주하는 걸 좋아해서 대학에 입학하면 많은 사람과 연주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대학에 들어오니 현실은 다르더라고요. 때마침 후즈아트를 알게 돼서 창단부터 지금까지 약 3년간 함께하고 있답니다. 졸업해도 후즈아트는 계속할 것 같아요.
박수현: 예원학교, 서울예고, 이화여자대학교 어떻게 보면 모두가 원하는 음악인의 루트일 것으로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제겐 매 순간 음악이 부담되고 중요한 순간이었죠. 이러한 문제와 고민을 내려놓고, 잠시나마 후즈아트에선 음악을 순수하게 즐기고 싶어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후즈아트 바이올리니스트 김진경

그렇다면 후즈아트 활동을 통해 어떤 것을 얻으셨나요?
김진경 : 음... 전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사실 음대생들은 다른 학교 학생이나, 타과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흔치 않거든요. 후즈아트에서 공대 친구들, 작곡과 친구들 등을 만나며 그쪽 세계 이야기도 들어보고, 전체 합주를 통해서 연주자 친구들이랑 서로 원하는 음악 방향을 말하면서 공연을 만들어가는 것이 전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틀에 박혀있는 클래식에 대한 태도가 많이 바뀐 점도요!
강민지 : 많은 것을 얻었지만, 대표적으로는 좋은 사람들과 경험이요. 길거리에서 클래식 버스킹을 하고, PUB이나 BAR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후즈아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요.
박수현 : 저 또한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웠어요. 하하, 음대생들은 매 학기 실기 곡에 치이고 있어요. 하지만 후즈아트에서는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장르를 연주하고, 관객과 연주자 모두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실내에서 연주도 하시지만, 버스킹 연주도 꾸준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버스킹 연주를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김진경 : 전 지난봄에 클래식 버스킹 했던 마로니에 공원이 기억에 남아요. 사실 버스킹 연주를 하면 가는 길을 멈추고 들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지나치는 분들도 꽤 계시거든요. 마로니에 공원에서 연주할 때 관객분들이 매우 많아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우리의 연주를 들을까에 대해 사실 의심했어요. 하하, 그런데 저희 공연이 끝나고 자리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우리의 음악을 듣고 즐겨주셨다는 것을 알았죠. 그때 정말 감동이었어요.
강민지 : 후즈아트 단원으로 처음 참여한 버스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일기예보가 좋았는데, 하루 전날 갑자기 공연하는 시간에만 비가 올 거라고 하더라고요. 단원들과의 상의 끝에 시간을 앞당겨 공연했었고, 감사하게도 관객분들 반응도 엄청 좋았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저희 연주 마치고 가방을 메니까 이때다 싶은 듯이 비가 내리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박수현 : 저희는 클래식 악기로 연주하기 때문에 버스킹에서 온도, 습도, 바람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지난 4월 공연이었을 거예요. 날도 되게 좋았는데 그날따라 유독 바람이 많이 불더라고요. 악보 바닥에 떨어지고, 보면대 쓰러지고, 기획팀원들 그거 해결한다고 보수작업하고, 모든 단원이 수고로웠었는데, 힘들었던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인 것 같아요. 아 그렇다고 해서 망한 공연은 아니었고요. 많은 분이 아는 음악을 호응해주고, 수고했다고 손뼉 쳐주시는 걸로 아쉬운 마음은 해결했었답니다.

제가 듣기로는 후즈아트는 조금 더 대중들과 밀접한 클래식 음악을 다룬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대중들과 밀접한 곡을 연주하시면 장단점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김진경 :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대중분들이 많이 알 만한 곡들을 선정해요. 얼마 전엔 벤의 열애 중, 거북이의 비행기, 아모르파티 등을 연주했었는데요. 이렇게 편곡된 곡을 연주하면 원곡의 퀄리티에 따라가지 못할까 봐 초반엔 걱정했었어요. 걱정과는 달리 시민분들께서 매번 듣던 음악이 아닌 클래식 악기로 연주해서 긍정적으로, 신기하게 들어주시기도 하고 사실 저희 작곡팀 분들이 편곡을 되게 잘해요. 하하.
강민지 : 기존 클래식 곡, 작곡가들의 창작곡보다 영화음악, 가요 등을 편곡한 음악에 더 많은 호응을 해주셔서 만족도는 높지만, 한편으론 클래식 음악 전공생으로는 아쉬울 때도 있어요.박수현 : 앞서 두 분이 말한 것과 같은 것 같아요. 대중들이 흔히 아는 곡들을 연주하면, 호응을 굉장히 많이 받아서 뿌듯해요. 반면 기존 클래식 음악이나, 창작곡들을 연주하면 시민분들의 반응이 의아할 때도 있어요. 그 모습을 보고 클래식 악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후즈아트 플루티스트 강민지

지금까지 해왔던 연주회의 편성들을 보면 창작곡이 다소 많고, 정규적인 편성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편성의 작품들도 다소 많아 보입니다. 혹시 그런 창작ㆍ편곡 작품을 연주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후즈아트는 음대생들과 함께하는 플랫폼인 대외활동으로 연주팀의 지원에 따라 매 기수 편성이 달라지고 있다.)
김진경 : 음악적 밸런스가 걱정되었어요. 현과 관의 편성이 일반적인 클래식과는 다르거든요. 그렇지만 합주 날마다 서로 얘기하고, 편곡자분들께서 악기의 특성을 잘 이해하시고 배치해주셔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강민지 : 학교에선 정해진 편성으로의 실내악을 하고, 후즈아트는 하고 싶은 편성을 할 수 있어서 저에게는 좋았던 것 같아요. 가끔 작곡가분들께서 연주자들에게 어려운 포지션이나 핑거링을 요구해주실 땐 있었지만, 그때마다 작곡가분들께 수정 요청을 드리면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박수현 : 음, 저는 작곡가분들의 창작곡을 연주하면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을 알게 돼서 좋았어요. 또한 민지와 같이 창작곡은 작곡가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연주자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달라서 힘들었는데 그걸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창작작품에 대한 연주자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김진경 : 후즈아트 작곡팀원들의 창작품은 되게 재미있어요. 후즈아트 단원들끼리 서로 친한 사이라 그런지 본인들의 음악적 색깔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또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면 이런 곡을 내가 처음 연주할 수 있어 기쁘고, 숨겨진 보석 같은 음악을 찾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강민지 : 저는 작곡가들의 창작곡을 되게 좋아해요. 많은 작곡가의 창작곡을 연주해서 딱히 어렵다는 인식은 없고요. 고전, 낭만 시대의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면 사실 해석이 맞는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창작곡은 작곡가와 바로 직접적으로 의견의 나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박수현 : 이전 질문의 답과 같아요. 연주자가 추구하는 음악의 색깔과 작곡가가 원하는 색깔이 조금 달라 흥미롭기도, 어렵게 느껴졌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요?
김진경 : 예술은 거창한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 주변의 모든 것이 예술이라 생각해요.
강민지 : 음... 제게 예술이란 제 인생을 다 걸어도 아깝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요.
박수현 : 전 항상 생각하는 예술의 정의가 있어요. ‘첫걸음마’ 아이들이 걷는 첫걸음마를 뗄 때 넘어지면서 앞으로 나아가잖아요. 이처럼 예술도 제게 점점 앞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후즈아트 피아니스트 박수현

앞으로 후즈아트 소속 연주자로서 어떤 연주회를 만들어보고 싶으신가요?
김진경 : 후즈아트 슬로건이 “더 이상 사랑하는 예술을 잃지 말고, 우리 함께 예술합시다”거든요. 이와 맞게 대중과 밀접해질 수 있는 연주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강민지 : 저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처럼 음악 토크쇼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하하, 저는 연주, MC 모두 자신 있거든요!
박수현: 저는 지금의 후즈아트처럼, 클래식 음악을 대중들에게 가까이 들려주는 연주회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현재로서 앞으로의 음악가로서 또는 인간으로서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김진경 :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순수한 행복을 전달하는 데 있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만족감이 생기고 뿌듯한 감정이 느껴지거든요. 앞으로도 음악 행복전도사가 되고 싶어요!
강민지 : 예술가 하면 많이들 우와~ 이래요. 전 누구에게 선망의 대상이 아닌, 사이에서 예술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 제가 하는 일들로 인해서 예술로서의 진입장벽이 낮아졌으면 좋겠어요.
박수현: 금전적, 물리적 어려움으로 음악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음악인이 되어 선물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주회에 오시는 관객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김진경: 이번 연주는 1부는 앙상블, 2부는 챔버 오케스트라로 구성되어 있어요. 작곡가들의 창작곡, 유명 영화 음악의 메들리 등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준비했으니 안 올 이유가 없죠?! 함께 즐겨주세요!
강민지: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박수현: 후즈아트와 클래시안의 2020 신년음악회! 많은 기대 하셔도 좋습니다.


▲후즈아트x클래시안 2020 신년음악회 포스터<br>
▲후즈아트x클래시안 2020 신년음악회 포스터<br>

한편 바이올리니스트 김진경ㆍ플루티스트 강민지ㆍ피아니스트 박수현이 참여하는 후즈아트X클래시안 2020 신년음악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텀블벅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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