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는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가 되는 것이고, 그 공간 안에서 어느 한쪽만이 아닌 모두가 즐거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후즈아트 음악감독 소현진
최근 인터파크가 발표한 연간 판매총액에서 월별 판매액 백분율 산출 결과에 따르면 클래식과 무용·전통예술 장르는 10월부터 12월의 판매액이 연간 판매액의 4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연말에 수많은 공연이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은 티켓 가격이 고가이며 시기에 상관없이 판매액이 치솟는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공연 성수기라고 불리는 연말ㆍ연초,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도 세계적인 연주자도 아니지만, 예술 기획사 후즈아트(이하 후즈아트)는 역량 있는 젊은 연주자들의 무대를 확장하고 클래식 음악을 소수를 위한 한정적인 예술이 아닌 모두가 쉽게 즐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오늘 클래시안은 사랑하는 예술을 잃지 않기 위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후즈아트 음악감독 소현진을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소개를 간단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후즈아트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작곡가 소현진입니다.
어떤 질문을 좋아하실까요?
하하, 후즈아트의 장점과 다가오는 신년 음악회에 대해 답해드릴 수 있는 질문이라면 어떤 질문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서슴없이 말씀드릴게요.
최근에 군대를 제대하시고 다시 후즈아트에 돌아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후즈아트로 돌아오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으실까요?
사실 저는 전역 이후 학교의 복학과 군 생활 동안 하지 못했던 여러 공부들을 마저 해야 했으므로 후즈아트를 하기엔 시간적 여건이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후즈아트 1기 당시 너무나도 소중하고 좋았던 단원분들과 행복하게 음악을 했던 기억이 사무치게 그리웠고, 꼭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후즈아트 활동을 통해 어떤 것을 얻으셨나요?
먼저 가장 크게는, 대중분들에게 일상 공안에서 클래식을 들을 기회를 한 층 높여 클래식이 지루한 음악, 난해한 음악이라고 여겨진 벽을 허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타 음대생분들과 네트워킹 형성으로 인하여 음악적 소통, 공감을 할 수 있는 값진 교류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실내에서 연주도 하시지만, 버스킹 연주도 꾸준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버스킹 연주를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후즈아트는 클래식 음악을 일반 대중분들에게 밀접한 공간에서 연주할 기회를 갖도록 항상 노력합니다. 그중 버스킹이 가장 매력 있는 특성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앙상블 이상 규모의 편성으로 버스킹을 하기 위해서는 실내연주 못지않게 공간대여 방식이 까다롭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10월 공연은 원래는 서울 숲으로 예정된 공연이었어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악천후로 인해 날짜가 몇 번이나 밀려나게 되다가 겨우 다른 장소를 섭외했는데, 그곳마저도 대관 승인 담당자분의 실수로 인해 공연을 못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급히 후즈아트 오설윤 단장과 공연 시작 2시간 전 급히 섭외한 장소에서 공연했던 기억이 납니다. 계획 한 대로 원활하게 흘러가지 못해서 너무 힘들고 아쉬웠지만, 단원분들이 이 상황에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잘 연주 해주셔서 큰 감동을 하였었고, 관객분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좋아 결국 성공적으로 공연을 끝마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서 후즈아트는 어떠한 시련이 와도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단원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열정으로 모두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후즈아트는 조금 더 대중들과 밀접한 클래식 음악을 다룬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대중들과 밀접한 연주회를 이끄시면 장단점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클래식 안에서도 대중분들이 느끼기에 생소하거나 그렇지 않은 곡들이 있는데요, 저희는 후자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음악이 생소하다는 것은 풀어 말해 ‘많이 들어보지 못한 음악, 이해하기 힘든 음악’을 말하는데, 생소한 음악을 먼저 다루게 되면 그만큼 공감대를 형성시키기 어렵고 효과도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중분들이 느끼기에 귀에 익숙하고 친근한 음악으로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는 겁니다. 물론 연주자분들과 저를 비롯해서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대학교나 형식적인 공연에서 벗어나, 자유스러운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클래식을 연주하는 자체만으로 너무 좋으니까요.
지금까지 해왔던 연주회의 편성들을 보면 창작곡이 다소 많고, 정규적인 편성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편성의 작품들도 다소 많아 보입니다. 혹시 그런 창작ㆍ편곡 작품을 이끄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후즈아트는 음대생들과 함께하는 플랫폼인 대외활동으로 연주팀의 지원에 따라 매 기수 편성이 달라지고 있다.)
네 맞습니다. 이번 다가오는 공연에서도 이색적인 악기조합 편성을 만나실 수 있으실 겁니다. 편성에 있어서 이렇게 구성한 궁극적인 이유는 일반적이지 않은 편성으로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드려 반전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음역이 부족한 플롯, 색소폰, 호른, 바이올린 조합의 흔치 않은 편성을 가지고 가장 좋은 음악으로 최적화하여 들려드릴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후즈아트에는 훌륭한 작곡팀원분들의 악기론 역량이 발휘되고 있고, 연주자분들의 수준 높은 프로 실력으로 인해 이런 편성들로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습니다.
창작작품에 대한 음악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21세기 클래식 작곡계에서의 트렌드가 현대음악이 된 오늘날, 대학교 작곡과에서 역시 현대음악 작곡을 많이 요구하는 편이라 자신이 정말 원하는 분야의 클래식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아 전공생들의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즈아트라는 단체를 통해 대중들 앞에서 자신이 정말 원했던 스타일의 곡을 창작, 초연 할 수 있는 기회를 펼칠 수 있습니다. 또한, 클래식 악기로 편성된 다양한 장르의 곡을 편곡, 무대에 올림으로써 작곡가로서의 기량 발전 등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음악감독 소현진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요?
아름다움 자체를 목표로 두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떠한 창작활동을 하든, 어떠한 행위를 하던 자신이 생각하는 '미(美)'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고, 이러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여 행복함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배경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음악을 서로 공감하며 즐기고,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후즈아트 음악감독으로서 어떤 연주회를 만들어보고 싶으신가요?
저는 항상 대중분들만이 원하는 음악이 아닌, 후즈아트 단원분들도 원하는 음악으로 구성된 연주회를 구성하고 싶습니다. 연주회는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가 되는 것이고, 그 공간 안에서 어느 한쪽만이 아닌 모두가 즐거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 앞으로의 음악가로서 또는 인간으로서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저 자신이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삶에 지쳐있는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 준비된 신년 음악회에 오시는 관객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바쁜 일상 가운데서 모든 단원분들이 관객 여러분들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모두가 좋아하실만한 곡들로 구성하도록 노력해보았습니다. 이번 공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소중한 분들과 함께 오셔서 행복한 신년 분위기 물씬 느끼고 가시는 거 어떠신가요? 모두 1월 11일 6시, 꿈의숲아트센터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후즈아트 음악감독 소현진이 참여하는 후즈아트X클래시안 2020 신년음악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텀블벅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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