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엘 시스테마 원장, 10여 년간 아이들 성폭행 '구속'
소외된 아이들을 음악으로 달랬던 오케스트라의 이면
최근 10여 년간 지속적 성폭행… 최근 검찰 송치돼
이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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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15:58 | 최종 수정 2019.01.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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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의 한 아동복지공동체 원장 60대 남성 K 씨가 입소한 아이들을 수년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넘겨졌다.
K 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시설에서 보호 중인 여성 8명을 1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10년이 훨씬 넘게 지속했으며, 공소시효가 지난 성폭행도 6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7년 전인 지난 1992년부터 K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 근처에 버려진 아이들을 모아 숙식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K 씨가 이끈 오케스트라는 한국판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의 청소년 음악 교육 시스템)로 알려졌고 국내외의 큰 주목을 받으며 교도소, 종교단체를 비롯해 전 세계를 돌며 연주회를 해왔다. 이에 K 씨는 ‘천사 의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을 성폭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10년 넘게 성폭행을 당한 청소년들은 "둘이서 방에 있었을 때 몸을 만졌다"고 진술했으며, K 씨는 피해자들에게 “여기서 계속 생활하고 싶으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협박하여 범행을 은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피해자 대부분은 K 씨의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K씨를 형사 입건해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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