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제 감독을 맡은 초반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모자라 힘들었어요. 지난 4월에는 거의 3일에 한 번씩 연주를 하고 대륙도 3곳을 다녔는데, 이렇게 바쁘게 여러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 더 재미있어졌어요. - 피아니스트 손열음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오는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에서 개최된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활력 넘치는 에너지는 여전했다. 그녀는 2018녀 3월 최연소로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제3대 예술감독으로 취임해, 그해 여름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올해 2월 2019 대관령겨울음악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손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음악제의 방향을 소개하며 새로운 포부를 밝혀다. 특히 올해 주제는 <다른 이야기(A Different Story)>인 만큼 상투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신선하게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음악제는 웬만한 사전 못지않은 두꺼운 프로그램 북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곳에서는 손열음의 높은 필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는 제 친구들한테 음악제가 아닌 출판사에서 일하는 것 같다며 농담도 해요”라면서 “그만큼 프로그램 북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추상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만큼 글로써 관객들에게 더 높은 이해도를 전달하고 싶어요. 욕심 같아서는 온라인 판매도 하고 싶고요”라며 앞으로도 프로그램 북에는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음악제의 메인 프로그램은 12개이며, 그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공연이다. 이 공연에서는 세계에서 활약 중인 젊은 한국인 단원이 대거 참여한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 악장 박지윤,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제2 바이올린 악장 이지혜가 번갈아 가며 악장을 맡으면서 이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 예정이며, 비롯해 플루티스트 조성현, 오보이스트 함경,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조성호, 바수니스트 최영진 등이 함께한다. 또한 KBS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를 오래 지낸 지휘자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지휘봉을 잡는다.
이외에도 손 감독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스베틀린 루세브, 폴 황, 가이 브라운슈타인, 닝 펑,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헝-웨이 황, 첼리스트 율리안 슈테켈, 레오나드 엘셴브로이히, 김두민, 송영훈, 에드가 모로, 피아니스트 김선욱, 샤오한 왕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한편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전국구 음악제가 됐지만 일부에서는 강원도 지역 주민의 참여도는 높지 않다며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 원주 출신인 손 감독은 “내가 그곳 출신이기에 강원도민의 심리를 잘 안다. 강원도민에게 눈에 보이는 혜택을 위해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고 그 노력에 대한 수확도 조금씩 있다. 앞으로도 강원도민과 이러한 스킨십을 지속하겠다”며 말했다.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재단 입장에서는 손 감독의 연주 일정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 부담을 줄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손 감독이 음악제를 위해 매우 열정적으로 임해주시고 프로그램 북 하나하나에도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또한 추후 재정상의 여유가 생긴다면 “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짧게 공연하는 것이 매우 아쉬워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해외에 소개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클래시안】 구민주 기자 classian.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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