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곡가 장은호, “제가 추구 하고 싶은 음악은 아름다움입니다.”

엄동환 기자 승인 2019.06.03 22:31 | 최종 수정 2019.06.04 00:11 의견 0

나의 음악을 쉽게 얘기하면 자연의 소리를 다양한 음색의 조합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내 이 소리들은 서로 조화롭게 뭉쳐 복잡한 제 2의 추상적 소리 울림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내 음악의 총체적 표현이다. - 작곡가 장은호

오는 6월 15일(토) 오후 6시 대구 덕호아트홀에서는 작곡가 장은호의 작품 발표회가 개최된다. 장은호는 주로 폴란드에 머물며 위촉 작품을 작업하고, 쇼팽 국립음악 대학에서 관현악법과 총보법 등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는 안식일로 잠시 한국에 귀국한 그를 클래시안이 만나보았다.

동아 음악 콩쿠르, 시마노프스키 음악 콩쿠르, 스페인 소피아 왕비 국제 작곡상, 루마니아 국제 에네스쿠 콩쿠르,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 등 다양한 수상 업적을 가지고 있는 장은호는 학창 시절 리코더 과제를 통해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리코더로 드보르자크 심포니 9번 1악장 주요 선율을 반 학생들과 함께 연습 해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제가 어울리는 화성을 만들어 3중주로 친구들과 합주를 했더니 선생님께서 어떻게 이 화성을 알았냐며, 이것저것 테스트를 하신 후에 작곡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셨어요. 그 덕분에 제가 처음으로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장은호의 작품은 아르디티 현악 사중주, 앙상블 콩트레샴, 디베르티멘토 앙상블, 스페인 라디오 텔레비전 오케스트라, 경기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연주단체에서 연주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도립교향악단과 함께 북경현대 음악제에 초청되어 ‘Fantasia’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그는 베이징에서의 기억이 오래 남을 것 같다며 이번 연주회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번 북경현대 음악제에 초청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학창시절부터 저에게 많은 음악적 영감을 만들어주신 이철우 교수님의 추천으로 이루어졌어요. 경북도립교향악단은 마에스트로 백진현 선생님을 중심으로 아주 진취적이고 연주력이 뛰어난 단체입니다. 처음 리허설에 참석했을 때 작품에 대해 제가 많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이해력이 높은 지휘자 선생님과 단원 분들 덕분에 아주 쉽게 첫 리허설을 마친 기억이 나요. 이처럼 서로의 호흡과 연주력이 잘 어울려 이번 공연도 아주 성황리에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장은호의 그림 <Mono Line b - i>

항상 많은 작품 작업은 물론 그림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장은호는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음악적 영감을 받는데, 특히 회화에서 표현되는 표현 기법과 현상들에 대해서 큰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다.

"회화에서 표현되는 다양한 기법과 현상 중 저는 특히 한국 회화의 선적인 미학에 심취해 있어요. 그 외에도 자연적인 현상이나 사람들이 느끼는 원초적인 감각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그래서 저의 작품들의 제목을 보면 간단명료한 것들이 많죠. 그리고 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말하자면 관찰력에서 도출된 감각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우연히 독일의 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Ernst Haeckel의 “Kunstformen der Natur”를 접하게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자연에서 찾은 예술적인 형상에 관하여 보여주는데, 자연에서 보이는 것은 우리에게 항상 익숙하고 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해요. 또한 연주 때문에 많은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거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후, 조형물, 다양한 환경 등이 자연에서부터 영향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이 저에게는 아주 자연스럽지만 신선하게 작용했던 것 같아요."

한국 사회에서는 점점 작곡가로 살아가는 일이 절대 녹록지 않다. 따라서 많은 젊은 작곡가들이 대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작곡가이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십상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장은호는 작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작곡가로서 해야 할 일은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것은 물론이며, 그것을 어떻게 실현하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본인은 지금보다 젊은 나이 때에 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그때는 작품을 생각한 대로 표현하기 위한 기술을 아주 심도 있게 탐구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이 받쳐주지 않는데 철학과 미학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아마도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낙담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해요. 그래서 저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차근히 음악 이론 지식과 역사, 기술 등을 습득했어요. 아마도 이것은 모든 작곡 학도들이라면 거쳐야 할 공부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그는 젊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람들에게 보이는 배짱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거만해지라는 뜻은 아니지만, 항상 겸손하면서도 당당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작곡가 스스로가 당신의 작품에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 작품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가치 있게 선보일 수 있는지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국에 잠시 귀국한 동안 개최하게 된 이번 작품 발표회는 본인의 작품 무대가 유럽 중심으로 이어졌었고, 한국에서 연주해도 그가 참석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 공연이 더욱더 뜻 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저의 작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으시다면, 이번 연주에 오셔서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품은 기악 독주곡 <산조> 시리즈와 피아노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후에도 올해 12월에 폴란드 작곡가 협회의 주최로 바르샤바에서 있을 저의 작품 발표회에서 연주될 대규모 앙상블을 위한 작품, 2관 편성의 오케스트라 작품 그리고 카운터테너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등을 위촉을 받아 작업하고 있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작곡가 장은호의 웹사이트

www.eunhochang.com

작곡가 장은호&nbsp;ⓒAnita Wasik
작곡가 장은호 ⓒAnita Wasik

작곡가 장은호는 경북예술고등학교와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계명 쇼팽 음악원을 학·석사 연계과정을 마쳤으며 이후 쇼팽 국립 음악 대학에서 작곡, 이론학 박사 학위를 통과하였다. 동아음악콩쿠르, 시마노프스키 콩쿠르, 제30회 스페인 소피아 왕비 국제 작곡상, 루마니아 국제 에네스쿠 콩쿠르,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 등 다양한 수상 업적을 가지고 있으며 아르디티 현악 사중주, 앙상블 콩트레샴, 디베르티멘토 앙상블, 스페인 라디오 텔레비젼 오케스트, 경기 필하모닉 등의 연주단체에서 그의 작품이 연주되었다. 또한 그는 한국 문화 예술위원회에서 <산조> 시리즈 작품 지원 선정 및 앙상블 크바르틀루디움 레지던스 지원 등에 선정 되었으며 그의 작품은 KAIROS, Requiem Records에서 음반을 발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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