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곡가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작곡가가 되는 길
이수홍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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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31 16:58 | 최종 수정 2018.12.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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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가 되는 길, 그것은 분명 아주 멋진 모험이며 기쁨의 여정이다. 이러한 기대감이 작곡가로서의 길을 선택하게 하고 또한 그 열정은 그 여정이 끝날 때까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번 글에서 내가 강조한 작곡 기법의 훈련 과정은 그 처음 열정을 의심하게 할 만큼 쉽지 않다.
‘신동’이라 불리는 학생들의 경우 비록 엄청난 집중력과 음악에 대한 놀라운 직관적 이해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크닉 훈련을 매우 힘들어하거나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그 학생의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음악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갈등하는 학생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그 훈련 과정이 음악적 상상에 관한 이해와 통찰, 그리고 표현에 대한 대화로 끝날 수 없고 운동선수의 훈련 과정과 흡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약한 근육을 강하게 하고 필요한 신체 능력을 키워서 운동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까지 선수들이 흘리는 땀의 양과 노력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
작곡 기법의 훈련이 어렵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커다란 원인은 그것이 일관된 맥락이 없는 수많은 규칙에 묶여서 금지된 진행을 피하는 노력만 하다가 끝나버릴 것 같다고 느껴지거나 그래서는 안 되지만 실제로 그렇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 교육에서의 모든 규칙에는 그 이면에 확실한 음악적 이유와 음미 되어야 할 의미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고 수업이 진행되면 창의력 넘치는 작곡 지망생들은 그 규칙들을 배우면서 많은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포기하고 싶을 것이다. 그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왜냐하면 기법 훈련의 목적은 자유의 제한이 아니고 음악과 악보가 작곡가들의 모국어가 되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언어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며 그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잠깐 배운 언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실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뿐더러 그 언어로 시나 소설 같은 문학 작품을 쓰는 것은 또한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해 본다면 작곡 기법 훈련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반복 훈련이 필요하고 원어민의 관용어를 외우고 여러 상황에 직면해보는 것들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작곡 지망생들도 화성법, 대위법, 관현악법 등의 반복적 훈련을 해야 하고 많은 음악 작품들을 때로는 작곡가의 입장에서, 때로는 레스너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청취하여야 한다. 또한 만약 수정할 수 있다면 어떻게 수정할지 고민해보거나 나라면 절대 구사하지 못할 것 같은 부분들의 기법적 처리 방법들을 알아내려는 노력은 홀로 작곡을 하려고 할 때 느껴지는 막연함과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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